19일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초 4~5배 차이가 나던 HBM과 범용 D램의 가격 격차가 계속 좁혀지고 있다. 5세대 HBM인 HBM3E와 서버용 DDR5 D램 가격 격차가 내년 말이 되면 1~2배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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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D램 가격이 HBM 턱밑까지 따라왔다. 지난 18일 기준 PC용 범용 D램인 DDR5 16기가비트(Gb) 제품의 현물 평균 가격은 26.3달러다. 3개월 전과 비교하면 가격은 300% 이상 올랐다. 업계에서는 HBM3E 8단(약 36GB) 모듈은 통상 약 300~4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HBM4 36GB 제품은 500달러 수준으로 파악된다. 기가바이트(GB)당 가격을 비교하면 그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에 따라 전례 없는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버용 D램과 스토리지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고성능·고용량 메모리와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반면 메모리 기업들은 HBM 제품 생산에 집중함에 따라 D램·기업용 낸드플래시 등의 공급은 제약되고 있다. HBM가 결국 범용 D램 메모리 공급 제약을 불러온 셈이다. 이 같은 타이트한 산업 환경은 내년을 넘어서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기업들이 고부가가치의 HBM에 집중할수록 범용 D램 공급 부족은 심화하는 모양새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웨이퍼 소모량이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 많은 웨이퍼를 투입해 HBM을 만들고 있어 D램 공급은 줄어드는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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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1분기(9~11월)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말까지 HBM은 완전히 매진됐다”며 재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마이크론은 내년 HBM4를 비롯한 HBM 물량과 가격 협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HBM에 시장에 대해 올해 340억달러에서 2028년까지 1000억달러(148조원) 규모로 성장하리라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을 40%대에 달할 것으로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HBM이 촉발한 메모리 공급부족은 내년을 넘어 당분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과 같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 기업들이 D램 가격 상승에도 즉각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마이크론은 차기연도 설비투자(Capex) 목표를 180억 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상향했지만 여전히 투자 절제(Capex Discipline)를 강조했다. 일부 HBM과 D램 1c 나노 생산 확대를 추진하지만 일본 히로시마 팹이나 대만 팹의 즉각적인 생산 증가는 제한적인 상황으로 봤다. 아이다호팹 역시 생산 시점을 2027년 하반기에서 2027년 중반으로 앞당기지만 당장 메모리 부족을 해결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005930)의 반도체 설비투자액은 2023년을 정점으로 올해까지 지속 하락해왔다. 내년부터 반등하겠으나 제한적인 증가일 뿐”이라며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제한적인 클린룸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량보다는 제품 가격을 중시하는 P 사이클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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