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송진현|사유재산과 이윤추구를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는 각 시대상을 반영하며 진화해 왔다.
16세기부터 18세기초까지의 상업 자본주의는 국가가 무역에 적극 개입해 금과 은, 동을 축적한 것이 특징이다. 물건의 생산보다는 식민지 개척을 통해 재화를 판매해 부를 일군 시대에 발달한 자본주의 개념이다.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말 형성된 산업자본주의는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과 함께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자유 시장경제의 중요성이 강조된 이념이다.
이어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핵심으로 하는 수정자본주의(20세기초~1970년대 중반), 1970년대말부터는 정부의 역할 축소와 시장 기능의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이어졌다.
이런 흐름속에서 SK그룹 회장이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회장은 수년 전부터 새로운 자본주의를 주창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일본 도쿄대 아스다 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5에 참석, “현재 자본주의 하에서 우리는 환경 문제, 사회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직면해 있다”면서 “새로운 자본주의의 틀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이어 “기존 자본주의는 재무적 측면만 집중하고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는 보상이나 인센티브가 거의 없었다”며 “사회적 가치는 쉽게 측정할 수 없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자원의 최적 배분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인공지능과 기술변화가 사회적 가치 측정 측면의 아주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생각이다.
사회적 가치란 단순히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증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핵심 요소는 환경보호와 고용 창출, 지역사회 공헌 등이다.
최회장의 사회적 가치론은 넓은 의미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보아도 무방하다. 최 회장은 2020년 ESG가 본격 대두되기 전인 2017년부터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최 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그룹 차원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매년 공표해 오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24년의 경우 SK그룹은 25조7588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자체 조사해 발표했다. 이는 2023년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용과 배당, 납세를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한 가치는 25조5058억원으로 평가되었다. 환경에 영향을 미친 성과는 -2조9598억원으로 조사되었는데 매출 증가를 감안하면 소폭 상승한 수치다. SK케미칼은 친환경 플라스틱 에코젠과 코팅체 스카이본 판매를 늘려 전년대비 약 50% 증가한 608억원의 환경성과를 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주를 통해 약 376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고 SK브로드밴드는 취약 계층 대상 할인요금제를 제공해 99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낸 것으로 평가되었다.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를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가 국내에도 빠르게 자리잡아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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