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쇼우쯔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및 글로벌 투자자들과 틱톡 미국 사업부 지분 과반에 관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직원들에게 밝혔다.
추 CEO가 보낸 사내 메모에 따르면, 새롭게 설립된 합작회사의 지분 절반은 오라클, 실버레이크, 아랍에미리트(UAE) 투자사 MGX 등으로 구성된 투자자 그룹이 보유하게 된다.
오는 1월 22일 이번 계약이 최종 마무리되면 국가 안보를 우려하며 바이트댄스에 틱톡 미국 서비스 사업부 매각을 요구해 온 미 당국의 수년간의 노력도 마침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은 지난 9월 공개된 합의안과 일치하는 내용으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앱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의 시행을 연기했다.
이번 사내 메모에서 틱톡은 이번 계약으로 "1억7000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중요한 글로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계속 탐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바이트댄스는 틱톡 미국 사업부 지분 19.9%를 유지하며, 오라클, 실버레이크, 아부다비 소재 MGX가 각각 15%씩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30.1%는 기존 바이트댄스 투자자 계열사들이 보유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인 래리 엘리슨이 공동 창업한 오라클이 이번 계약으로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 사용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합의는 잇단 연기 끝에 성사됐다.
지난해 4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 의회는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틱톡 앱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자국 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원래 올해 1월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소유권 이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몇 차례 법안 시행을 연기했다.
그러던 올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통해 기본 틀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양국 정상이 10월 직접 만나기도 했으나, 틱톡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했다.
BBC는 의견을 요청했으나, 백악관은 틱톡 측에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오라클과 실버레이크는 논평을 거부했다. BBC는 MGX 측에 의견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이번 계약에 대해 론 와이든 연방상원의원(민주당, 오리건주)은 "미국인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계약 조건에 따르면 외부 조작을 막고자 틱톡 추천 알고리즘은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훈련될 예정이다.
와이든 의원은 "이러한 조치로 알고리즘이 더 안전한 손에 맡겨지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4년 제정된 틱톡 금지법에 반대한 바 있으며, 올해 1월 의회가 중국발 위협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며 금지 시한 연장을 요구한 의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한편 일부 이용자들 역시 신규 투자자 등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소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며 틱톡에서 팔로워 30만 명 이상, '좋아요' 400만 개를 기록한 티파니 치안치는 신규 투자자들이 유입돼도 자신과 같은 소상공인들의 이용 경험이 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세업자들이 보호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틱톡 측에 따르면 이 플랫폼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마케팅하는 미국 내 소기업은 700만 곳 이상이다.
이어 치안치는 "이번 조치가 정말로 소상공인들을 위해 앱을 지켜낸 조치인지는 판단을 유보하겠다"고 했다.
그는 메타와 같은 경쟁사에 비해 수익 분배 방식 등의 조건이 더 좋아 틱톡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지난 1년간 치안치는 틱톡 플랫폼과 워싱턴에서 이 앱을 지키기 위한 시위를 적극적으로 조직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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