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검진 결과를 기다리며 지루한 시간을 보냈던 보호자들과, 산더미 같은 검사 수치를 일일이 분석해 리포트를 작성하느라 야근을 반복했던 수의사들의 풍경이 달라질 전망이다.
국내 수의 IT 시장을 이끄는 인투씨엔에스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반려동물 건강검진 결과지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인투헬스(IntoHealth)’의 대규모 업데이트 버전을 18일 선보였다. 핵심은 수의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AI가 종합 소견을 작성하고, 클릭 한 번으로 검사 의뢰부터 결과 도출까지 끝내는 ‘업무 단일화’다.
지금까지 동물병원 현장에서 건강검진 결과지 작성은 악명 높은 노동 집약적 업무 중 하나였다.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영상 진학 판독 결과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의사가 직접 해석하고, 이를 보호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해 문서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리포트 한 건을 만드는 데 보통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이 업계의 상식이었다.
이번에 고도화된 인투헬스는 전자차트(EMR) 내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모든 검사 데이터가 AI 서버로 전송된다. 인공지능은 복잡한 수치들을 분석해 단 5분 안에 전문적인 결과 리포트를 완성한다.
단순히 속도만 빨라진 것이 아니다. 전문 용어가 난무하던 결과지를 보호자가 읽기 쉬운 문장으로 자동 변환해 준다. 병원의 로고가 들어간 맞춤형 디자인과 전체 검사 내용을 요약한 종합 소견까지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의사는 AI가 작성한 내용을 최종 확인만 하면 되는 수준까지 편의성을 높였다.
인투씨엔에스 측 분석에 따르면, 인투헬스 도입 시 하루 평균 3건의 건강검진을 진행하는 병원은 한 달에 약 60시간 이상의 업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는 곧 수의사가 진료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병원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세밀하게 반영했다는 평가다. ▲원클릭 의뢰 ▲사전 문진 시스템 ▲차트 자동 연동 ▲맞춤형 패키지 구성 ▲검사 항목 편집 등 6가지 특화 기능을 담았다. 특히 기존에 ‘인투벳(IntoVet GE)’ 차트를 사용하던 병원이라면 별도의 복잡한 가입 절차 없이 즉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보호자들의 경험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검진 전 모바일로 사전 문진을 작성해 병원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검진 직후 스마트폰이나 깔끔하게 출력된 리포트를 통해 내 아이의 상태를 즉각 확인 가능하다. 어려운 의학 용어 대신 쉬운 풀이로 구성된 결과지는 병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다만,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편리함 뒤에는 AI가 생성한 소견에 대한 수의사의 최종 검수 책임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이라도 생명을 다루는 영역에서는 의료진의 전문적인 판단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인투씨엔에스 관계자는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해 의료진의 실질적인 업무 고충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며 “동물병원 EMR 시장 1위 기업으로서 수의 의료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며 진료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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