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하이펙 치료, 혈액 지표 변화로 대상자 선별 가능성 제시

• 재발률이 높은 난소암 치료에서 복강내온열항암화학요법(HIPEC)의 적용 대상을 가려낼 수 있는 단서가 제시됐다. 혈액검사 지표의 변화 추이를 분석해, 항암치료에 반응이 낮은 환자군에서 하이펙 치료 효과와의 연관성을 관찰한 연구 결과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조현웅 교수팀은 3·4기 난소암 환자 213명의 혈액검사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항암치료 반응이 낮은 환자군에서 종양 제거 수술과 하이펙 치료를 병행했을 때 하이펙을 시행하지 않은 환자군보다 재발 및 사망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 

  ▲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조현웅 교수가 하이펙 치료를 받은 3기 난소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난소암은 복강 내 전이가 잦아 진단 시 이미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종양 제거 수술 후 고온의 항암제를 복강 내에 투여하는 하이펙 치료가 일부 환자에게서 활용돼 왔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어서 적용 대상을 선별할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연구팀은 항암치료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측정되는 종양표지자 CA125의 변화 속도에 주목했다. 항암치료 시작 후 약 100일 동안 최소 3회 이상 시행된 CA125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프랑스 리옹대 연구진이 개발한 치료예측지표(KELIM)를 활용해 항암치료 반응도를 평가했다. KELIM 값이 낮을수록 항암제에 대한 종양 반응이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체 환자 가운데 종양 제거 수술 후 하이펙 치료를 받은 환자는 159명, 수술만 시행한 환자는 54명이었다. 연구팀은 KELIM 지수 1.0을 기준으로 항암제 저반응군과 고반응군으로 나눈 뒤 하이펙 치료 여부에 따른 임상 경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항암제 저반응군에서는 하이펙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재발 위험과 사망 위험이 낮게 나타났고, 무진행 생존 기간도 비 치료군보다 길게 관찰됐다. 이와 달리 항암제 고반응군에서는 하이펙 치료 여부에 따른 생존 지표 차이가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결과가 항암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은 환자군에서 하이펙 치료가 추가적인 이점을 보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령 환자,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 4기 환자 등 예후가 불량한 집단에서 이러한 경향이 특히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일 기관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분석으로,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전향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현웅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항암치료에 반응이 낮은 난소암 환자는 기존 치료만으로는 예후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CA125 혈액검사 변화 추이를 활용해 하이펙 치료 적용을 고려할 수 있는 환자군을 선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부인암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Gynecological Cancer, IF 4.7)에 최근 게재됐다.

  
  

• 김정아 기자 [e-mail]

최신뉴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dizz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