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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현 라파스(214260) 대표이사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파크원 NH금융타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 종료 후 이데일리와 만나 지난해 말 임상 1상이 종료된 ‘붙이는 비만약’의 후속 임상 계획을 밝혔다. 라파스의 RapMed-2003은 노보 노디스크 비만약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자사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탑재해 경피흡수 방식으로 개발 중인 패치형 비만치료제다.
앞서 종료된 임상 1상에서 라파스는 임상시험 대상자 30명을 대상으로 RapMed-2003의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생체이용률의 경우 피하주사(SC) 제형 위고비 대비 24~3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임상 1상에서 RapMed-2003은 중대한 이상반응 없이 식욕감소, 오심 등 경미한 반응만 확인됐고, 패치 부착력은 90% 이상이었다. 피부 자극 역시 대부분 없거나 경미한 수준이었다.
임상 1상에서 RapMed-2003은 약물 최대 흡수 농도(Cmax)와 혈중 약물농도 그래프의 곡선 아래 면적(AUC)이 투여 용량에 비례해 증가하는 선형성을 보였다. 이 때문에 생체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임상 2상 설계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올해 중순부터 호주 임상시험수탁(CRO) 회사와 접촉하며 임상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도 부연했다.
진주영 라파스 의약품산업본부 수석연구원도 “지난 임상 1상은 단회투약이었고, 또 최대 탑재용량을 패치에 올리지도 않았다”며 “투약횟수를 늘리고, 탑재용량을 높이고, 패치의 크기를 키우는 등 부착 방식이나 투여 횟수를 조절하면 50% 이상의 생체이용률을 달성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노보 노디스크가 위고비와 동일 성분의 경구약 ‘리벨서스’에서 달성한 생체이용률은 SC 제형 위고비의 0.5~1%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차세대 비만약 개발을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비만약의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에서 먹는 약이나 패치형 등 다양한 형태로 바꾸면서도 생체이용률을 최대한 SC 제형일 때와 유사하게 맞추는 것이다.
라파스는 임상 2상까지 단독으로 진행한 뒤 2상에서 50% 이상의 생체이용률을 확인해 이를 바탕으로 RapMed-2003의 가치를 높여 본격적인 기술수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라파스는 이밖에도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탑재할 원료의약품(API)의 품질을 높임으로써 보다 개선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API 자체의 안정성이 확보되면 IND 인허가 기간이 단축되고 안정적·효과적인 데이터를 얻는 데도 이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 라파스측 설명이다.
정도현 대표는 “내년 상반기 중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TGA)에 임상 2상 IND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TGA는 비교적 판단에 유연성이 있고 마이크로니들 패치 임상도 호주에서 그간 여러 건 진행됐었기 때문에 (IND 승인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중 환자투약까지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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