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임헌섭기자] 볼보 캐나다 법인이 2026년부터 플래그십 전기 SUV ‘EX90’을 캐나다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해 부과한 보복 관세의 영향으로,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시 시작된 미·캐나다 간 무역 갈등의 여파다.
볼보 EX90은 최근 출시된 대형 전기 SUV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캐나다가 미국산 차량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해당 모델은 2026년 캐나다 판매 대상에서 제외됐다. 캐나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캐나다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에 대해 미국이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맞대응 성격이다.
볼보에 따르면 2025년 들어 현재까지 캐나다에서 판매된 EX90은 총 143대에 그쳤다. 이는 볼보 캐나다 전체 판매의 약 1% 수준으로, 수익 측면에서 회사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매 중단 결정은 무역 분쟁이 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90은 이번 사안으로 캐나다 공급이 중단된 또 하나의 모델이 됐다. BMW와 현대자동차, 마쓰다, 닛산 등도 캐나다로 공급하던 미국 생산 차량의 배송을 중단한 바 있다. 모두 캐나다가 미국산 차량에 적용한 25% 관세의 영향을 받았다.
현재 캐나다에서 판매 중인 2025년형 볼보 EX90의 시작 가격은 11만3,770캐나다달러(약 1억 2천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관세로 인한 추가 가격 인상까지 더해질 경우,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사안은 미·캐나다 간 관세 보복이 어느 한쪽에도 명확한 이익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 인식과 브랜드 신뢰에도 영향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과제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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