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 버너는 매일 쓰는 주방 기기지만, 청소 순서에서는 늘 뒤로 밀린다. 상판은 한 번 닦으면 그럭저럭 정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버너는 얘기가 다르다. 겉에 묻은 기름만 닦아내면 될 것 같지만, 막상 손을 대면 얼룩이 번지고 끈적임이 남는다.
조리 중 튄 기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성질이 달라진다. 불 위에서 여러 번 열을 받으며 굳고, 표면에 얇은 막처럼 달라붙는다. 이 상태의 기름은 물에 불려도 잘 풀리지 않는다. 주방 세제를 써도 미끄럽기만 하고, 닦아낸 자리에는 잔흔이 남는다. 청소가 어려운 이유는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기름 상태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닦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너 청소는 무작정 문지르기보다, 굳은 기름을 먼저 풀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늘은 번지지 않고 얼룩 없이 정리할 수 있는 가스레인지 버너 청소 방법을 소개한다.
1. 묵은 기름때에는 '닦기'보다 '밀어내기’가 먼저다
가스레인지 버너 상판과 버너 주변을 자세히 보면 구조가 단순하지 않다. 프레임과 상판 사이, 버너 받침 아래, 모서리 틈까지 기름이 스며들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이 틈에 들어간 기름은 열을 받으며 굳고, 솔이나 수세미가 제대로 닿지 않아 그대로 남는다.
이럴 때 쓰이는 도구가 뿔 헤라다. 뿔 헤라는 끝이 단단하지만, 날이 서 있지 않아 표면을 긁지 않는다. 손에 쥐고 밀면 헤라 끝이 틈새를 따라 들어가 굳은 기름을 한 덩어리씩 밀어낸다. 코팅된 상판이나 버너 주변에서도 비교적 부담이 적다.
특히 상판과 프레임 사이처럼 손이 닿지 않는 부위에서는 닦는 방식보다 밀어내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다. 기름때를 억지로 문지르기보다, 먼저 떨어뜨려야 이후 청소가 수월해진다.
2. 세제 선택은 기름 상태를 먼저 보는 것이 기준
청소를 시작할 때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세제 선택이다. 판단 기준은 기름때가 쌓인 시간이다. 조리 직후 생긴 기름이라면 주방 세제만으로도 충분하다. 반면 색이 짙고 표면이 단단해졌다면 기름때 제거제를 먼저 쓰는 편이 낫다.
효율적인 순서는 비교적 간단하다. 먼저 가스레인지 버너 부품을 분리해 싱크대에 놓는다. 이후 기름때 제거제를 골고루 분사한 뒤 잠시 둔다. 이 시간 동안 굳은 기름 표면이 서서히 풀린다. 바로 문지르기보다 기다리는 과정이 중요하다.
기름이 불으면 뿔 헤라로 큰 덩어리를 먼저 밀어낸다. 이후 남은 잔여물을 수세미로 정리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주방 세제로 한 번 더 씻어내면 제거제 성분까지 함께 정리된다. 제거제와 세제를 한 번에 섞어 쓰기보다, 단계별로 나누는 편이 표면 손상을 줄이면서도 깔끔하다.
3. 버너 주변 탄 자국에는 철 수세미가 효과적이다
불꽃이 직접 닿는 버너 주변은 색이 변하기 쉽다. 검게 탄 자국은 일반 수세미로는 거의 지워지지 않는다. 이럴 때는 철 수세미가 도움이 된다. 다만 사용 방법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 지점을 오래 누르기보다는, 같은 방향으로 가볍게 문지르며 범위를 넓혀야 표면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스테인리스 재질이라도 과도한 힘을 주면, 잔흠집이 남을 수 있으므로, 변색이 심한 부분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광택이 중요한 상판 중앙부보다는, 버너 받침이나 프레임처럼 눈에 덜 띄는 부위에 사용하는 방식이 적합하다.
청소 후 정리까지 해야 깨끗함이 유지된다
가스레인지 버너 청소는 때를 지우는 과정에서 끝나지 않는다. 표면에 남은 세제 성분이나 수분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대로 두면 다시 기름이 달라붙는 원인이 된다. 미세한 물 막 위에 조리 중 튄 기름이 얹히면서 얼룩이 더 빠르게 쌓인다.
특히 상판 가장자리나 프레임 주변은 물기가 남기 쉬운 구조다. 이 부분이 완전히 마르지 않으면 기름과 먼지가 섞여 다시 굳는다. 청소 직후에는 깨끗해 보여도 며칠 지나지 않아 번들거림이 돌아오는 이유다.
마른 천으로 한 번 더 정리하고, 부품까지 완전히 건조한 뒤 조립하면 표면에 남는 성분이 줄어든다. 이렇게 마무리한 상판은 다음 조리 때 기름이 덜 달라붙고, 가벼운 닦기만으로도 관리가 이어진다. 청소 후 정리 단계가 쌓이는 속도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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