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나 나물에 한 숟갈만 더해도 맛이 달라지는 재료가 있다. 따로 간을 세게 하지 않아도 고소한 풍미가 살아나, 집밥을 자주 해 먹는 사람들에게 특히 익숙한 식재료다. 바로 '흑임자'다.
흑임자는 한때 보양식이나 전통 음식에 쓰이는 재료로 여겨졌지만, 요즘에는 밥과 국, 반찬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집밥용 조미 재료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볶아도 느끼하지 않은 이유, 흑임자의 지방 특성
흑임자는 씨앗류 특성상 지방 함량이 높은 편이지만, 구성은 비교적 단순하다. 불포화지방산 비중이 높아 볶거나 갈아서 사용해도 느끼함이 적고, 음식 맛을 눌러버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흑임자를 넣은 국이나 밥이 담백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흑임자에는 세사민, 세사몰 같은 식물성 성분이 들어 있어 오래전부터 음식 재료로 꾸준히 쓰여 왔다.
색과 향으로 가르는 흑임자 선택 기준
흑임자를 구매할 때는 몇 가지만 확인해도 품질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먼저 색을 보면 된다. 표면이 지나치게 번들거리지 않고 색이 고르게 검은 것이 좋다. 회색빛이 돌거나 색이 들쭉날쭉하다면 오래된 제품일 가능성이 있다.
향도 중요한 기준이다. 봉지를 열었을 때 고소한 향이 나야 하며, 쿰쿰하거나 기름 냄새가 느껴진다면 산패가 시작된 상태일 수 있다. 이미 분말로 갈아진 제품보다는 통 흑임자를 구매해 직접 볶아 쓰는 쪽이 향과 맛을 오래 유지하기 쉽고, 산소 차단 포장 여부도 함께 살피는 편이 좋다.
보관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풍미
흑임자는 보관 방법에 따라 맛 차이가 크게 난다. 통 흑임자 상태라면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하는 것이 기본이며, 습기가 닿지 않도록 완전히 마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미 볶았거나 갈아 놓은 흑임자는 공기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해 소량씩 나눠 담아 보관하는 편이 낫다.
장기간 두고 먹을 계획이라면 냉동 보관이 더 안정적이며, 냉동 상태에서도 향 변화가 크지 않아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기 좋다. 상온 보관은 짧은 기간에만 권장되며, 특히 여름철에는 산패 속도가 빨라 쓴맛이 날 수 있다.
밥에 섞어 먹는 가장 쉬운 방법
흑임자를 가장 간단하게 즐기는 방법은 밥에 섞는 것이다. 따로 반찬을 바꾸지 않아도 식탁 분위기가 달라진다. 쌀 2컵을 평소처럼 씻어 물을 맞춘 뒤, 볶은 흑임자 1큰술을 곱게 갈아 쌀 위에 올리고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려 그대로 밥을 짓는다. 밥이 완성되면 고루 섞어 그릇에 담으면 된다.
흑임자는 기름 성분이 있는 재료라 밥을 지을 때 소량의 기름과 함께 넣으면 맛이 더 부드럽고, 따로 양념하지 않아도 고소한 향이 살아나 국이나 김치와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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