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은 실시간인데 왜 유독 진료만 느려?"…우버 출신 '엄마 CEO'는 뭘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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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은 실시간인데 왜 유독 진료만 느려?"…우버 출신 '엄마 CEO'는 뭘 만들었을까

AI포스트 2025-12-19 02:09: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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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메린 레오나 헬스 창업자. (사진=X)
캐롤라인 메린 레오나 헬스 창업자. (사진=X)

우리는 스마트폰 터치 몇 번이면 2분 안에 차량이 도착하고, 먹고 싶은 음식이 문 앞까지 배달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명과 직결된 '의료 서비스'는 여전히 대기실의 정체된 시간 속에 갇혀 있다. 

우버 이츠(Uber Eats)의 라틴 아메리카 초대 총괄이자, 유니콘 기업 라피(Rappi)의 COO로서 10년간 전 세계의 온디맨드(On-demand) 혁명을 주도했던 캐롤라인 메린(Caroline Merin). 그녀가 화려한 커리어를 뒤로하고 지난 2023년 9월 인공지능(AI) 의료 스타트업 '레오나 헬스(Leona Health)'를 창업했다. 

소아과 대기실에서 떠올린 아이디어…"왓츠앱은 메신저 아닌 OS" 

안정적인 자리를 포기하고 그녀가 창업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내 아이들에게 더 나은 의료 시스템을 물려주겠다"라는 엄마로서의 절박함 때문이었다. 메린의 창업 아이디어는 두 아이가 세기관지염(폐의 작은 기도의 염증)에 걸려 소아과 대기실에서 진료를 기다리다 탄생했다. 

당시 그녀의 딸은 두 살도 채 되지 않았고, 아들은 생후 4개월이었다. 세기관지염은 영아에게 꽤 심각한 질병이기 때문에 그녀는 격무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3주 동안 소아과에 여섯 번이나 방문했다고 한다. 그녀는 당시 "우리는 삶의 모든 부분을 최적화했는데, 가장 중요한 의료는 왜 여전히 스트레스를 줄까"라고 생각했다. 

캐롤라인 메린 레오나 헬스 창업자. (사진=X)
캐롤라인 메린 레오나 헬스 창업자. (사진=X)

두 아이를 안고 소아과 대기실에서 보낸 무의미한 시간들이 그녀의 ‘창업 본능’을 깨운 것이다. 메린은 의료 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해 라틴 아메리카의 의료 현장을 파고들었다. 그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에서 왓츠앱이 단순한 메신저가 아닌 일상의 '운영 체제'라는 점이다.

미용실 예약부터 재고 확인까지 모든 경제 활동이 왓츠앱으로 이뤄졌고, 의사들의 95% 역시 이미 이 채널로 진료를 관리하고 있었다. 메린은 "대기실의 줄을 없앨 열쇠는 새로운 앱이 아니라, 이미 모두가 쓰고 있는 왓츠앱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술이 왓츠앱과 결합한다면 환자는 병원에 오기 전 미리 소통할 수 있고, 의사는 더 효율적으로 환자를 선별해 대기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왓츠앱을 '미래형 의료 OS'로 바꾼다

스페인어로 암사자를 뜻하는 '레오나(Leona)'는 새끼를 보호하면서도 전략적으로 사냥하는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을 상징한다. 레오나 헬스는 의사들이 왓츠앱으로 받는 방대한 메시지를 AI가 분석해 업무용과 개인용을 구분하고, 긴급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주는 '의사 전용 AI 코파일럿(Copilot)'이다.

(사진=레오나 헬스)
(사진=레오나 헬스)

의사가 진료 기록을 뒤지는 대신 AI가 환자의 과거 처방 이력을 찾아내 답변을 제안하고 행정적인 질문은 자동으로 분류한다. 메린은 "레오나를 통해 의사들은 하루 평균 2~3시간의 업무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라며 "이 시간에 의사들은 다시 환자를 돌보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줄섰다…a16z·액셀 등 '드림팀' 투자

캐롤라인 메린의 압도적인 실행력과 진정성에 실리콘밸리 최고의 투자자들이 응답했다. 안드레센 호로비츠(a16z), 제너럴 카탈리스트, 액셀(Accel) 등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털이 레오나 헬스의 여정에 동참했다. 이에 레오나 헬스는 최근 1400만 달러(약 206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여기에 누뱅크(Nubank)의 데이비드 벨레즈, 라피의 시몬 보레로 등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창업가들도 개인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기술력을 넘어, 시장의 생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메린의 운영 노하우와 모던 퍼틸리티(Modern Fertility) 출신 톰 초켈이 이끄는 샌프란시스코 기반 엔지니어링 팀의 시너지를 높게 평가한 결과다. 

(사진=레오나 헬스)
(사진=레오나 헬스)

라틴 아메리카를 넘어 전 세계 '미래 의료 OS'로

현재 멕시코시티와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레오나 헬스는 곧 '완전 자율 에이전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AI가 의사를 대신해 일정을 관리하고 접수 업무를 처리하는 단계로 진화하는 것이다.

메린 CEO는 "우리는 의술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행정 업무에 치여 잃어버린 '의학의 인간미'를 되찾아주려는 것"이라며 "라틴 아메리카에서 시작하지만, 전 세계 어디서든 환자와 의사가 적시에 연결되는 미래 의료 운영 체제(OS)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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