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지방 함량이 높은 치즈와 크림을 꾸준히 섭취한 사람은 치매 발병 위험이 최대 13~16%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ABC 뉴스에 따르면 스웨덴 룬드대 에밀리 소네스테트 박사팀은 미국 신경과학회(AAN)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고지방 치즈와 크림을 꾸준히 섭취한 사람들은 치매 발병 위험이 더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약 2만 8000명을 2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 결과 브리∙고다∙체다 등 지방 함량이 20% 이상인 고지방 치즈를 하루 50g 이상 섭취한 사람들은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13% 낮았다. 특히 고지방 치즈 섭취는 뇌 혈류 장애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 위험도 29%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고지방 크림을 하루 20g 이상 섭취한 사람들 역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1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지방 치즈나 저지방 크림, 기타 유제품에서는 이 같은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우유는 고지방∙저지방 모두 치매 위험 감소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에밀리 소네스테트 박사는 고지방 치즈와 크림이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였지만 우유는 그렇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영양 성분과 섭취 방식의 차이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치즈는 발효 식품으로, 염증과 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리활성 물질이 생성된다"며 "반면 우유는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개인의 식습관에 따라 섭취량 편차도 크다"는 점을 짚었다.
치매 예방 전문 신경과 의사 리처드 아이작슨 박사 역시 유제품의 출처와 품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치즈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며 "소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우유 성분이 달라지고, 이는 치즈의 영양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박사는 평생 풀을 먹고 자란 소에서 생산된 유제품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더 많이 함유돼 있으며, 이는 뇌 보호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메가-3 지방산은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에 따르면 APOE ε4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어떤 종류의 유제품을 섭취하더라도 치매 위험 감소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POE ε4 유전자 변이는 치매의 유전적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고지방 치즈나 크림을 많이 먹으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소네스테트 박사는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이를 근거로 식단을 급격히 바꾸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면서도 "치즈는 때로 몸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 분류됐었으나, 치즈나 크림 애호가들이 이제는 적당한 섭취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