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혁은 18일 서울 종로구 치지직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5 세계 최대 e 스포츠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우승 소감과 함께 2029년까지 이어지는 소속팀 T1과 재계약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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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을 중심으로 뭉친 T1은 지난 9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e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이 대회는 축구 월드컵에 빗대 ‘롤드컵’이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졌다.
2013년 데뷔 이후 13년 동안 한 팀에서만 활약한 이상혁은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6번째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e스포츠계에선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나 ‘야구의 신’ 오타니 쇼헤이와 비교할 수 있는 엄청난 업적을 쌓았다.
본명보다 ‘페이커’라는 예명으로 훨씬 유명한 이상혁은 당시 결승전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승패보다 과정에 집중하려 했다”며 “패배는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증명해야 한다면 그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정이 쉽지 않았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좌우된다고 봤다”며 “지지 않으려는 마음보다,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돌아봤다.
이상혁은 1996년생으로 29살이다. e스포츠는 대부분 10대 후반을 지나 20대 초반이 전성기다. 25살이 넘으면 선수생활을 접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상혁은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심지어 얼마 전 현 소속팀 T1과 4년 재계약을 맺었다. 30대에서도 선수생활을 이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이상혁은 재계약에 대해 상호 신뢰와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의지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팀에서 금전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써줬다”며 “다른 팀을 경험해보지 않아 비교할 수는 없지만, T1은 최고의 팀이라는 명성에 맞는 대우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계약 기간 동안 목표로 이상혁은 우승을 전제로 한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우승을 목표로 하지만, 승패를 떠나 제가 가진 것을 잘 활용하고 싶다”며 “기량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리더십도 중요하다.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아직 부족한 만큼 게임 안팎에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9년 이후의 계획에 대해선 여지를 남겼다. 이상혁은 “은퇴 이후 삶에 대해 명확한 계획은 없다”며 “프로 생활을 하며 많은 경험을 했고, 어떤 선택을 하든 뜻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계약 기간을 보면 T1에서 선수 생활을 전부 보내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상혁은 “선수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내가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며 “불안정성 때문에 장기 계약 사례가 적었지만, 앞으로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e스포츠의 상징이 된 이상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을 강조했다. 그는 “초심 때처럼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 기록에 대한 부담은 없다”며 “내가 아이콘이 될 수 있었던 건 팬들 관심 덕분이다. 그에 보답하는 것이 제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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