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성 심판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SNS에 ‘잘못 본 게 아니라 잘못한 겁니다’라는 글을 한글과 영어로 올렸다. 타리코 수석코치를 향한 저격으로 해석된다. 사진출처|김우성 심판 인스타그램 캡처
타리코 전북 현대 수석코치가 지난달 8일 대전하나시티즌과 홈경기 후반 추가시간 김우성 주심을 바라보며 두 눈에 양 검지를 갖다 대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영상 캡처
대한축구협회(KFA)가 승인 없이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판정에 대해 언급한 김우성 심판에게 3개월 배정 정지 징계를 내렸다.
KFA는 18일 “김 심판이 이달 초 승인 없이 인터뷰를 갖고 마우리시오 타리코 전북 현대 코치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한 건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징계 효력은 이달 16일부터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K리그 비시즌이지만 이 기간 K3와 K4리그, 프로팀 전지훈련, 대학팀 연습경기 등을 통해 수당이 나온다. 고정급여가 없는 심판 특성상 수당을 받을 수 있는 비시즌에 배정이 정지되는 건 징계 효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KFA 심판위원회는 이달 초 그에게 경위서를 받은 뒤 조사에 착수했다. 15일 심판위 산하 심판평가협의체에서 심의를 거쳐 김 심판의 징계를 결정했다. 조사 결과 징계를 결정한건 결국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심판이 위반한 건 KFA 심판규정 제20조 4항이다. 여기엔 ‘심판은 KFA 사전 승인 없이는 경기 전후 판정과 관련된 일체의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김 심판은 KFA에 “판정이 아닌 인종차별에 대해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심판위는 김 심판의 행동이 판정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판단해 징계를 내렸다. 지금까지 심판규정 제20조 4항을 위반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안건을 무거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김 심판은 지난달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대전하나시티즌의 K리그1 경기에서 후반 막판 타리코 코치와 마찰을 빚었다. 당시 타리코 코치는 김 심판이 대전하나 선수의 핸들링 반칙을 보지 못하자 ‘잘 보고 판정을 내려라’는 뉘앙스로 두 눈에 양 검지를 갖다댔다. 김 심판은 이를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경기 공식 보고서에 기재한 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 진술서를 제출했다. 연맹 상벌위는 타리코 코치에 5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2000만 원을 부과했다.
결국 이 징계는 거스 포옛 전북 감독(우루과이) 사단이 K리그에 환멸을 느끼고 떠나는 사태로 이어졌다. 타리코 코치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지난달 25일 사퇴를 발표했다. 포옛 감독과 사단의 나머지 코치들 역시 8일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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