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다음 시즌 승격을 목표로 하는 수원삼성이 이정효 광주FC 감독 선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모양새다.
수원은 이번 시즌 승격에 실패했다. K리그2에서 2위를 거둬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지만, 제주SK와 맞대결에서 1, 2차전 합계 0-3으로 완패하며 K리그1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승격 실패에 대한 책임을 안고 변성환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팬들 앞에서 사의를 표명했고, 박경훈 단장도 팀을 떠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수원에 차기 감독 및 단장 선임은 매우 중요하다. 다음 시즌은 수원이 승격하기에 적기라고 평가받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7시즌부터 K리그1 팀을 기존 12팀에서 14팀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26시즌 K리그2 승격팀을 기존 1+2팀 체제에서 3+1팀 체제로 임시 전환한다. K리그2 1위와 2위는 자동으로 승격하고, 3~6위 팀은 4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최종 승리팀이 승격한다. 김천상무가 2026시즌 자동 강등됨에 따라 김천이 K리그1 최하위일 경우 해당 3팀이 승격하며, 김천상무가 최하위가 아닐 경우 4강 플레이오프 승격 결정전에서 패배한 팀이 K리그1 최하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친다.
즉 수원은 2위만 확보해도 승격할 수 있으며, 최소 6위에 오르면 승격 기회를 부여받는 셈이다. 수원은 현재도 K리그2에서 수위급 전력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감독이 선임된다면 승격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만큼 수원에 감독 선임은 다음 시즌 향방을 결정하는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 축구계에서는 수원이 이 감독과 가까워졌다는 언급이 거듭 흘러나온다. 이 감독은 2022시즌 광주에 부임해 곧바로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이뤄냈으며, 이듬해 K리그1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엔 광주를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8강에 진출해 다시 한번 자신의 지도력을 입증했다.
광주는 이 감독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년 전 이 감독과 동행을 이어갔던 것처럼 처우 개선에 주력하는 중이다. 다만 아사니 연대기여금 미납 문제로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를 받아 2026시즌 겨울이적시장에서 선수 등록이 금지되는 등 현실적인 난관들이 있어 이 감독과 계약을 이어나가기는 어려울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감독은 K리그1 팀은 물론 J리그 팀과도 연결됐는데, 최근 흐름은 K리그2 수원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수원 관계자는 해당 건에 대해 말을 아꼈다. 최종 합의까지는 여전히 변수가 남아있지만, 수원과 이 감독이 만난다면 수원의 승격을 향한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상징적인 사건이 된다.
이 감독은 현재 수원이 원하는 프로필에 부합한다. 수원은 축구 외적으로 부족함이 없다. K리그2 강등 이후에도 변함없는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받는다. 두 시즌 연속 1만 명 이상 관중이 들어찼고, K리그2에서는 하나의 현상처럼 받아들여졌다. 관중 수입과 마케팅 모두 K리그를 통틀어 상위권이다. 매탄고등학교로 대표되는 유소년 시스템 역시 잘 잡혀있다. 사실상 경기력만 끌어올리면 되는 상황에서 4년 동안 K리그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이 감독은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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