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 "아르헨 같은 美통화스와프 논의…중·러 옛계약은 재검토"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난달 들어선 볼리비아의 새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 지원을 받고, 특히 리튬에 대한 해외 투자를 유치해 경제난을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페르난도 아라마요 볼리비아 외무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자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지원을 모색하는 한편, 막대한 리튬 매장량을 외국 투자자들에게 개방하려 한다고 밝혔다.
아라마요 장관은 지난주 미 워싱턴DC를 방문, 현지 당국자들과 만나 아르헨티나와 유사한 형태의 통화 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재정 지원이 달러 부족 현상을 완화하고 자국 외화보유고 감소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라마요 장관은 이와 함께 아직 개발이 미진한 자국 리튬 산업에 대해 미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전 좌파 정부 시절 중국·러시아 기업들과 맺은 리튬 계약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투자 유치에 매우 관심이 많다"며 "리튬과 기타 희토류 광물과 같은 자원 개발을 위한 협약 체결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리튬은 전기자동차,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 가전제품에 필수적인 소재로, 볼리비아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개발 리튬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국제금융기관과도 자금 조달을 논의 중이다.
최근 라틴아메리카개발은행(CAF)에서 31억달러(약 4조6천억원) 규모의 차관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미주개발은행(IDB) 등과도 협의 중이라고 아라마요 장관은 전했다.
이 같은 경제 계획은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볼리비아의 이전 좌파 정권은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와 같은 미국이 위협으로 여기는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해왔다.
볼리비아는 자원 부국이지만 수십년간 과도한 재정 지출과 정부 통제로 경제난을 겪어왔다. 물가상승률은 20%를 넘었고 극심한 연료난과 식량부족, 천연가스 생산량 급감 등에 따른 외화 부족에 시달렸다.
지난 20년간의 사회주의 좌파 정권 정권을 끝내고 지난 11월 취임한 자유주의 중도 성향의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은 부패 척결과 경제위기 타파를 강조했다.
파스 대통령은 정부 부처 축소와 권한 분산, 민간 부문 성장 촉진, 부유세 등 일부 세금 폐지, 사회복지 프로그램 유지 등 최근 40년 중 최악이라는 경제난 극복을 국정과제 0순위로 뽑았다. 또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트럼프 행정부와도 적극 교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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