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출 줄이자 해외가격 급등…美, 85% 수입에 의존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의 '전략 광물' 수출 통제로 일부 물자의 해외 거래 가격이 급등하고 밀수까지 벌어지는 가운데 중국 법원이 밀수범에 중형을 내렸다.
1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남부 선전시 중급인민법원은 지난 16일 왕우빈 등 27명이 벌인 6건의 안티몬 밀수 사건에 대해 공개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피고인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밀수한 왕우빈에 징역 12년과 벌금 100만위안(약 2억원)이 선고됐고, 이 사건에서 총 166여t의 안티몬이 압수됐다.
재판부는 왕우빈 등이 '이중용도 물자(민간용으로도 군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자) 수출 통제 조례' 등 국가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하고 세관 감시를 피해 밀수를 했다고 지적한 뒤 "사정이 엄중해 법에 따라 엄벌한다"고 했다.
안티몬은 군수산업과 반도체 원자재에 쓰이는 전략 희귀 금속이다.
차이신은 미중 수출 통제 정책에 정통한 인사를 인용, 안티몬과 그 화합물이 탄약과 적외선 미사일, 핵무기, 로켓 난연제 등에 널리 쓰이는 군수산업 핵심 소재이며 적외선 탐지 장치 칩에도 안티몬 화합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로 해외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중국 내 판매 가격과 해외 판매 가격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자 안티몬 밀수가 이뤄지고 있다.
원자재 정보업체 '아거스'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안티몬 수출 통제에 들어간 작년 8월 이후 t당 2만3천달러(약 3천400만원) 수준이던 유럽 로테르담항 안티몬 가격은 올해 7월 6만1천달러(약 9천만원) 가까이 치솟았고, 이후 서서히 하락해 12월 16일 기준 3만6천달러(약 5천300만원)가 됐다.
반면 12월 16일 중국의 안티몬 가격은 1만3천달러(약 1천900만원)였다.
중국은 작년 8월 이후 안티몬 수출량을 크게 줄였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자료를 보면 올해 1∼10월 중국의 안티몬 수출량은 327t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감소했다.
중국이 세계 생산을 거의 장악한 안티몬은 주요한 대미 압박 카드 중 하나기도 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통계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은 연간 6만t의 안티몬을 생산해 세계 총생산량의 60%를 차지했다. 타지키스탄(17%)과 러시아(13%)도 안티몬을 많이 생산하는 국가로 꼽힌다.
미국의 안티몬 대외 의존도는 85%에 달했는데,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작년 8월 수출 통제 조치에 이어 그해 12월부터는 갈륨·게르마늄과 함께 안티몬의 대미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안티몬 대미 수출 금지는 약 1년 동안 이어지다 미중 '관세 전쟁' 휴전 합의에 따라 지난달 말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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