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실시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라이나생명과 현대카드만이 '양호'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대상 금융사 대부분은 '보통' 또는 '미흡' 등급에 머물며 금융권 전반의 소비자보호 체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18일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실시한 2025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대상은 총 77개 금융회사 중 올해 평가 대상으로 지정된 29개사로, 은행 6곳, 생명보험사 5곳, 손해보험사 2곳, 증권사 5곳, 여신전문금융회사 8곳, 저축은행 3곳이 포함됐다.
평가 결과 29개사 가운데 '양호' 등급을 받은 회사는 라이나생명과 현대카드 2곳에 그쳤다. 19개사는 '보통', 8개사는 '미흡' 등급을 받았으며, 최상위 등급인 '우수'와 최하위 등급인 '취약'을 받은 회사는 없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민원 처리 노력, 소송 현황,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체계 구축 및 운영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올해는 특히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의 실질적 운영 여부, 최고소비자책임자(CCO)의 권한과 독립성, 소비자보호 전담 인력 규모, 성과보상(KPI) 체계 등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전반을 중점 점검했다.
라이나생명은 CCO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비교적 잘 확보돼 있다는 점에서, 현대카드는 소비자보호 경영전략을 전사적으로 수립하고 완전판매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양호' 등급을 받았다.
반면 하나캐피탈과 토스뱅크는 민원 관련 계량 부문과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체계, 성과보상체계 운영 등 비계량 부문 전반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회사는 종합등급에서도 '미흡'으로 분류됐다.
롯데카드, 신한은행, 대신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 등 6개사는 평가 항목별 등급은 '보통' 수준이었으나, 고객정보 유출 사고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대규모 소비자 피해 발생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반영돼 종합등급이 '미흡'으로 하향 조정됐다.
금감원은 종합등급이 '미흡'인 금융회사에 대해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실적을 점검하고, 필요 시 경영진 면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평가 결과가 우수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확대해 금융사들이 자발적으로 소비자보호 수준을 높이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는 금융회사의 신뢰와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며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권 전반의 소비자보호 체계가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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