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 IMS모빌리티 투자 의혹 관련 특검 조사 이력 부담
전북 정치권, "전북은행과 지역성 이해 인사 필요" 문제 제기
금융당국, CEO 선임 절차, 이사회 운영 관리·감독 강화도 부담
[포인트경제]
JB금융지주 본점 /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JB금융그룹이 차기 전북은행장으로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단수 추천하고도 선임 절차를 돌연 중단하면서, 전북은행의 수장 공백과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박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정치권의 공개 반대가 맞물리며 금융권 인사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지난 15일 차기 은행장 후보로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단일 후보로 공시했다. 그러나 박 대표 선임을 의결할 예정이던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는 무기한 연기됐다. 은행 측은 연기 사유와 향후 일정에 대해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회계법인과 글로벌 컨설팅사를 거쳐 캐피탈·저축은행 업권에서 경영 성과를 쌓아온 인물로, 전통적인 ‘은행맨’이 아닌 2금융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후보 선정 당시부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JB금융지주 자회사 CEO후보추천위원회는 박 대표가 한국·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캐피탈과 저축은행에서 10년 이상 경영을 맡아 탁월한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 대표가 이끌고 있는 JB우리캐피탈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2천1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JB금융 전체 순이익의 36.6%를 차지했다. 이는 전북은행(1천784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그룹 내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JB금융 내부에서는 박 대표가 은행과 캐피탈 간 협업을 통해 그룹 전반의 성장 전략을 주도할 적임자라는 기대도 적지 않았다.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가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으로 소환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그러나 선임 절차가 막판에 멈춰서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연루된 사법 리스크가 직접적인 배경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박 대표는 김건희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설립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IMS모빌리티에 자금을 대 청탁성 투자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관련해 지난 7월 특별검사 조사에도 출석했다. 이에 JB금융이 전북은행장 선임을 둘러싼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도 부담 요인이다. 전북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전북은행의 특성과 지역성을 충분히 이해하는 인사가 필요하다”며 박 대표 선임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은행장 인선 과정에 정치적·외부 변수들이 개입하면서, 금융지주 지배구조의 독립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시선도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회사 지배구조 전반을 점검하는 태스크포스를 가동한 상태로, 주요 금융지주들의 CEO 선임 절차와 이사회 운영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사법·규제 리스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논란이 있는 인사를 무리하게 선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정자를 두고도 선임 절차를 멈췄다는 것은 내부적으로도 부담이 크다는 뜻"이라며, "새로운 후보 물색 가능성을 배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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