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사회가 정부의 성분명 처방 정책 추진에 반대하며 진행한 '성분명 처방 반대 공모전'의 수상작을 17일 발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은 성분명 처방의 구조적 문제와 환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국민과 공유하고, 보다 안전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모 주제는 ▲왜 성분명 처방이 위험한가 ▲불편한 의약분업 대신 편리하고 경제적이며 안전한 선택분업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확대 등으로, 동영상·포스터·웹툰 등 3개 부문에서 작품을 접수 받았다.
서울시의사회는 총 9개 작품을 선정해 총 3000만원의 상금과 상장을 수여한다.
상금은 동영상 부문은 대상 1000만원, 우수상 2명 각각 500만원, 웹툰 부문과 포스터 부문은 대상 300만원, 우수상 2명 각각 100만원이다.
먼저 동영상 부문 대상은 정지현 뮤지컬 감독(하마통)의 '분명하지 않습니다'가 차지했다. 이 작품은 성분명 처방이 내포한 '불확실성'을 단계적으로 드러내며, 그 위험이 환자에게 전가될 수 있음을 감정적으로 공감하게 하는 동시에 정확한 의료적 판단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영상 부문 우수상에는 정병권 다리핏의원 원장의 '아무거나 써보세요', DIP(전용운 감독, 김민·김시연 PD)의 '생명을 건 도박, 하시겠습니까'가 각각 선정됐다.
웹툰 부문 대상은 국립재활원 남수민 전공의의 '성분명 처방, 누군가에겐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백내장·노안 등 시력 저하와 인지 기능 저하를 겪는 고령자 등 의료 취약계층에게 성분명 처방이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음을 실제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담아냈다.
웹툰 부문 우수상으로는 이희성(무소속)의 '왜 약은 병원에서 안 주나요', 김기범 평택 PMC박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내가 결정하는 약국! 선택분업 바로 알기'가 뽑혔다.
포스터 부문 대상은 프리랜서 마케터 박우석씨의 '걱정 마요, 동일 성분이잖아요'가 선정됐다. 이 작품은 '같은 성분'이라는 표현 뒤에 숨은 구조적 문제와, 실제로는 서로 다른 의약품이 선택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터 부문 우수상은 '성분명이 같다고 효과도 같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디어부자(윤찬호 디자이너·디자인크루, 윤준형 연세대)와 '처방약은 뽑기가 아닙니다' 기적기획(김인기 대표, 김성희·김동희 디자이너)에게 돌아갔다.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은 "성분명 처방은 동일 성분이라는 기준만으로 의약품이 선택될 경우, 제형이나 흡수율, 제조 공정 차이에 따라 환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며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처럼 세심한 약물 관리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모전은 이러한 의료 현장의 고민을 국민의 시선과 창의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며 "동영상·웹툰·포스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성분명 처방의 쟁점을 알기 쉽게 전달해 준 모든 수상자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참여해 준 모든 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성분명 처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보다 폭넓게 이뤄지고, 환자 안전을 중심에 둔 의료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공모전 시상식은 오는 12월 21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서울특별시의사회는 2026년 1월 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주최로 '수급 불안정 의약품 성분명 처방 국회 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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