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배혜원 전문연구원은 18일 발표한 ‘다태아 정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다태아 출산율이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유독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 가운데 쌍둥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3.7%(1만6166명)에서 지난해 5.7%(1만3461명)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세쌍둥이 이상 고차 다태아의 비중도 같은 기간 2.4%(392명)에서 3.4%(457명)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쌍둥이 출산율은 분만 1000건당 28.8건으로, 세계 다태아 출생 데이터(HMBD)에 포함된 국가 중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HMBD 국가 평균인 15.5건과 비교하면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세쌍둥이 이상 고차 다태아 출산율은 분만 1000건당 0.67건으로, HMBD 국가 중 가장 높았으며 평균치(0.2건)의 약 3배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다태아 출산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특징적인 현상으로 지목했다. 다른 국가들이 다태아 출산을 줄이는 추세와 대비된다는 설명이다.
배 연구원은 출산 연령 상승과 보조생식기술의 발달 속에서 한 번의 임신으로 두 명의 자녀를 출산하려는 경향이 한국 사회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2015년 32.2세에서 지난해 33.7세로 높아졌으며, 쌍둥이를 임신한 산모의 평균 연령은 35.3세로 단태아 산모(33.6세)보다 높았다. 난임 시술 환자 수 역시 2018년 12만1038명에서 지난해 16만1083명으로 7년 새 약 33%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다태아 임신과 출산을 둘러싼 지원 정책 역시 확대돼 왔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