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기자]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의 디자인 부문을 이끈 고든 바그너(Gorden Wagener) 디자인 총괄이 물러난다. 후임은 현재 메르세데스 고성능 AMG 부문의 디자인을 이끌고 있는 바스티안 바우디(Bastian Baudy)가 내정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7일(현지 시간) 벤츠 디자인과 정체성을 30년 동안 만들어 온 고든 와그너 최고 디자인 책임자가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벤츠는 이번 결정이 바거너의 퇴임 요청과 회사와의 상호 합의에 따른 것으로, 2026년 1월 31일부로 직책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바그너 후임으로 현재 메르세데스 고성능 AMG 부문의 디자인을 이끌고 있는 바스티안 바우디가 임명, 브랜드 스타일링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그룹 AG 이사회 의장은 “바너그는 오랜 세월 동안 혁신적인 제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미학의 대명사가 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해 왔고 그의 창의성과 자동차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은 메르세데스-벤츠를 지속적으로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올해 56세인 고든 바그너는 1997년 메르세데스 벤츠에 입사, 2008년 39세의 업계 최연소 나이로 메르세데스 벤츠 글로벌 디자인을 총괄을 맡았다. 그는 17년의 재임 기간 동안 그는 ‘감각적 순수함(Sensual Purity)’이라는 디자인 언어로 벤츠 브랜드의 시각적 정체성을 대대적으로 변화시켰다.
바그너는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 총괄을 맡았을 당시 벤츠의 엔지니어링 전통과 현대적인 디자인 기대치와 조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전임 페터 파이퍼 디자인 총괄은 전통적이고 기술 중심적인 미학을 선호, 디자인에 민감한 젊은층에 벤츠 브랜드가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바그너는 이후 젊은 벤츠로의 변화에 노력해 왔고 최근에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중 가장 젊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AMG GT를 비롯, 비전 아이코닉 등 바그너의 표현력 넘치는 메르세데스-벤츠 콘셉트카들은 향후 2026년과 2027년 모델에 적용될 디자인 언어를 미리 보여준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번 바그너의 자진 사퇴가 메르세데스-벤츠 EQ 라인업의 디자인과 시장 반응에 대한 끊이지 않는 비판 끝에 이루어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벤츠는 최근 몇 년간 진행한 전동화 전략이 폭넓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이는데 실패했다. 최근에는 애널리스트와 딜러들 사이에서 메르세데스-벤츠 CLA 콘셉트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 680에서 디자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바그너는 벤츠 브랜드의 미적 변화를 주도했지만, 최근의 디자인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통이 퇴색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때문에 바그너의 퇴장은 프리미엄 자동차업계 전반의 리더십 변화와 함께 혁신과 정체성 사이의 균형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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