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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진료부장] 무지외반증은 간단히 말해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병이다. 심한 사람은 두 번째 발가락 위로 엄지발가락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변한 발 모양이 싫기도 하지만 걸을 때마다 발 볼이 신발에 쓸려 발생하는 통증이 더 참기 어렵다. 무지외반증은 진행성 질환이라 조기 진단과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병원에 가기 전 무지외반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검색창에 ‘무지외반증’을 검색한다. 무지외반증의 정의나 증상에 대한 글은 물론 무지외반증 교정기나 깔창, 무지외반증 신발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는 보조기나 깔창이 증상 완화를 도울 수 있다. 또한 실제 대한정형외과학회에서도 무지외반증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을 ‘신발’이라고 지목할 정도로 발볼이 넓고 여유가 있는 신발이 중요하다. 하지만 보조기만으로는 병의 진행을 막기 어렵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변형이 심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무지외반증 진행 상태와 휘어진 각도를 진단해 1단계(20도 이하)부터 4단계(50도 이상)로 나누며 3단계(30~50도)부터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1단계나 2단계는 육안으로 휜 정도가 관찰되고, 관절이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는 굽이 높지 않고, 돌출된 부위를 자극하지 않는 편한 신발을 신고, 신발 안에 교정장치를 넣는다. 3~4단계일 경우 돌출부위의 뼈를 깎아내고, 내외 측으로 치우친 뼈를 잘라서 각을 교정하며, 짧아진 근육 및 연부조직을 늘려주는 수술을 진행한다.
무지외반 수술은 다양한 수술 방법이 존재하나 가장 주목받는 수술 방법은 최소침습 무지외반 수술이다. 뼈와 인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소침습 교정술은 2~3mm의 작은 구멍을 통해 방사선 영상장치를 보면서 뼈를 절골 및 정렬하고, 돌출부위를 다듬어 특수 나사를 이용해 고정하는 수술이다. 최소한의 상처로 수술하기 때문에 조직 손상이나 합병증이 적고 흉터가 작고 통증이 무엇보다 절개보다 적어 회복이 빠르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단순한 ‘미용수술’이 아니다. 보행에서 엄지발가락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걸을 때 엄지발가락은 체중의 60%를 지탱한다. 하지만 무지외반증 환자들의 경우 엄지발가락이 아닌 다른 곳에 힘을 주고 걷게 되는데, 이런 과정에서 발에 굳은살이 생기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양쪽 발의 불균형으로 자주 넘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잘못된 보행은 무릎과 고관절, 허리 등에 무리를 주어 허리디스크나 관절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피해야 하는 신발은 발 앞쪽이 매우 좁고, 체중이 발 앞으로 쏠리는 하이힐이다. 하이힐은 무지외반증뿐 아니라 소건막류(새끼발가락이 휘어지는 질환), 족저근막염(발바닥의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편한 신발이 좋지만, 상황이나 직업상 신발을 바꾸기 어렵다면 틈틈이 발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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