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이란이 필요하다고 하면 중재 제공할 준비"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위기 상황을 정상화하고 분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이란은 모두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상황의 안정화와 정상화를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제 조치로 복귀하는 것은 분명히 배제하고 있다"며 "현재 필요한 것은 완전히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일방적인 강제 조치와 관련, 우리는 이란 및 다른 여러 국가와 전적으로 연대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불법에 맞서는 단체를 구성하는 것을 지지하며 이 과정에서 점점 더 많은 지지자를 확보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제재가 우리 양국 경제에 미치는 역효과를 무력화하는 구체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 이후 서방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오만이 중재하는 미국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 대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이란 친구들을 도울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러시아가 중재 역할을 하지 않고 있지만, 이란이 그런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결정하고 이란의 상대국들이 반대하지 않는다면 중재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 독일, 영국이 이란에 대한 유엔 제재 결의를 복원하는 스냅백 장치를 사용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유럽 3국이 마지막 기회를 놓쳤고 더는 협상을 계속할 잠재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 밀착 강화와 관련해서는 양국이 국제법에 따라 군사·기술 협력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핵 시설 공격을 받는 동안 지원을 아끼지 않은 러시아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날 때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과 러시아가 거의 모든 분야의 국제 의제에 대한 접근법과 견해를 공유하고 국제 플랫폼에서 서로를 지지한다며 "우리 양자 관계는 매일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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