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짓는 새 제철소…현대제철·포스코, 전기로 동맹 가동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미국에 짓는 새 제철소…현대제철·포스코, 전기로 동맹 가동

폴리뉴스 2025-12-18 01:01:18 신고

현대자동차그룹-포스코그룹 '철강, 이차전지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 [사진=포스코그룹]
현대자동차그룹-포스코그룹 '철강, 이차전지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 [사진=포스코그룹]

국내 철강업계 양대 축인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미국에서 대형 합작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전기로 중심의 친환경 제철소를 미국 현지에 세워 안정적인 철강 공급망을 구축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과 탄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산업과 철강 산업의 결합을 축으로 한 이번 투자는 한국 제조업의 글로벌 재편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될 전기로 일관 제철소에 대한 지분 투자를 공식화했다. 양사는 해당 프로젝트를 위한 출자를 각각 단행하며, 그동안 논의 단계에 머물렀던 합작 구상이 실행 국면에 들어섰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제철소는 연산 270만t 규모로, 전기로를 중심으로 한 일관 생산 체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고로 중심의 전통적인 제철 방식이 아니라, 전력과 철스크랩, 직접환원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상업 생산 목표 시점은 2029년으로, 완공 시 미국 내 자동차 강판 공급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프로젝트의 큰 틀은 현대차그룹이 주도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를 설립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한 미국 내 생산 기지에 철강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포스코가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기술력과 글로벌 철강 운영 경험이 결합된 합작 모델이 완성됐다.

투자 구조를 보면 총 사업비는 58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인 29억달러는 자기자본으로, 나머지 29억달러는 외부 차입으로 조달된다. 자기자본 기준 지분율은 현대제철 50%, 포스코 20%, 현대자동차 15%, 기아 15%다. 현대제철이 사업의 중심을 맡고, 포스코와 완성차 계열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형태다.

이번 합작 제철소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직접환원철 생산설비와 전기로를 직접 연결해 원료를 투입하는 구조로 설계돼, 에너지 효율과 물류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직접환원철 투입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자동차용 고급 강판 생산에 적합한 품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적 효과도 뚜렷하다. 직접환원철과 철스크랩을 원료로 사용하는 전기로 방식은 기존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약 70%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공급망 전반의 탄소 감축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번 제철소는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미국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도 보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제조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철강과 자동차는 대표적인 전략 산업으로 꼽힌다. 현지 제철소 건설은 관세와 무역 규제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

재무 부담에 대한 우려도 일부 제기되지만, 현대제철은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출자금 약 2조원이 대부분 투자가 마무리되는 2028년까지 내부 현금 창출로 대응 가능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시장에서의 수익성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가 투자 부담을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역시 이번 합작을 통해 북미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친환경 제철 기술을 글로벌 무대에서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단독 투자가 아닌 전략적 지분 참여 방식을 택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하면서도 핵심 시장에 참여하는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해외 투자라기보다, 완성차와 철강이 하나의 공급망으로 묶이는 구조적 변화"라며 "친환경·현지화·안정 공급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미국 합작 제철소는 한국 철강 산업이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선택한 새로운 해법을 보여준다. 대규모 투자와 장기 프로젝트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전환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흐름 속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북미 시장을 향한 이들의 공동 행보가 향후 글로벌 철강 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