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시 근육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바이글리칸’이 노화로 인한 근감소증과 지방간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의 근육과 혈액에서 크게 감소된 바이글리칸이 운동을 통해 증가하며, 근단백질 합성 촉진과 간 지방축적 억제라는 이중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65세 이상 노인 13.1% 근감소증…건강한 노년 위협
국내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3.1%가 근감소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84세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남성 21.3%, 여성 13.8%가 근감소증을 앓고 있었다.
근감소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근육의 양, 근력, 근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이다.
이는 활동장애 및 노인성 만성질환을 유발하고 예후를 악화시키는 위험인자로, 사망 위험을 약 3배 이상 높여 건강한 노년 생활을 위협한다.
◆노화로 감소하는 근육호르몬 ‘바이글리칸’ 발굴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 연구진은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 전사체 오픈 데이터셋 및 혈장 단백체 분석을 통해 노화로 인해 감소하는 근육 호르몬인 마이오카인에 초점을 맞췄다.
마이오카인은 운동을 통해 근육에서 생성돼 혈액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근기능을 강화시키고 체내 염증과 면역력 조절, 뇌기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 노인의 근육과 혈액에서 마이오카인 중 하나인 바이글리칸의 양이 크게 줄어 있음을 확인했다.
[그림] 운동을 통해 분비된 바이글리칸(Biglycan)의 근육과 간 손상 개선효과 모식도
◆4개월 운동…근기능 개선·바이글리칸 증가 확인
연구진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젊은 쥐에 비해 노화된 쥐의 혈액 및 근육에서 바이글리칸 양이 감소되어 있음을 관찰했다. 노화된 쥐를 4개월간 운동시킨 결과 근기능이 개선되고 바이글리칸 근육 양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운동을 통해 증가된 바이글리칸이 근단백질 합성을 촉진시켜 근감소를 완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근관세포를 활용한 실험에서는 바이글리칸 처리 시 근위축 유도에도 근관세포의 크기와 수가 감소되지 않았으며, 이는 바이글리칸이 근육 단백질 합성을 증가시키고 단백질 분해 관련 유전자들을 감소시켜 근감소를 완화시킨다는 것을 입증했다.
◆근육호르몬이 간으로 이동…지방간 완화 효과까지
이번 연구의 주목할 만한 성과는 근육에서 분비된 바이글리칸이 간으로 이동하여 노화로 인한 지방간 완화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노화로 인한 근감소는 인슐린 저항성과 지방간을 발생시켜 간손상을 가속화한다.
연구진은 바이글리칸이 근육에서 분비되어 간조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노화로 인한 지방간 발생을 완화시키는지 확인한 결과, 세포노화 및 산화스트레스 억제를 통해 간 지방축적을 현저히 감소시킴을 증명했다.
◆국제학술지 게재…항노화 연구 과학적 근거 제공
연구진은 바이글리칸이 노화로 인한 근감소와 지방간을 동시에 완화하는 핵심인자임을 확인했으며, 이번 결과가 향후 항노화 연구와 노인성 만성질환 예방 전략 마련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몰레큘러 사이언시스(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온라인 게재됐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장 직무대리는 “급속한 고령화와 노인성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하여 노인의 근감소 예방의 중요성을 밝히는 연구”라며 “앞으로 국립보건연구원은 노인성 질환 예방관리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건강한 노후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근감소증 예방이 필수적”이라며 ‘어르신들의 근육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겨울철에도 개인에 맞는 맞춤형 운동과 영양관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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