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8~19일(현지시간) 유럽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시급한 재정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EU가 동결한 러시아 자산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최대 2100억 유로(약 363조원)를 지원하는 '배상 대출' 계획을 추진할지도 논의될 전망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추가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2026년 봄이면 현금이 바닥난다고 전했다.
유럽의회 입법조사처(EPRS)와 키이우 인디펜던트,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유럽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 자금 지원 '구조(framework)' 등을 마련한다. EU는 2026~2027년 우크라이나 재정 수요를 1350억유로로 추정하고 있다. EU 정상들은 지난 10월23일 회의에서 이를 원칙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EU는 ▲EU 예산 여유분을 활용해 자본시장에서 차입(공동 부채 발행) ▲EU 내 동결된 러시아 현금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최대 2100억유로를 대출하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배상금을 지급하면 상환하는 이른바 '배상 대출' 등 두 가지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
EPRS는 공동 부채 발행에 대해 헝가리가 공식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배상 대출은 다수 회원국이 가장 재정적으로 실현 가능하고 정치적으로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 현금 자산 1850억유로를 관리 중인 유럽 최대 예탁기관 '유로클리어'의 본사가 위치한 벨기에가 잠재적 법적 분쟁에 대비한 보증을 요구하며 배상 대출에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배상 대출을 해줬다가 자산이 동결 해제될 경우 대출금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러시아는 유로클리어를 상대로 모스크바 법원에 2300억달러 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러시아 자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회원국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배상대출은 만장일치가 아니라 '가중다수(qualified majority)'로도 가능하다.
유럽상임대표위원회(Coreper)는 16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자금 지원 구조 등을 논의했다. 유럽이사회 전 회원국간 이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자리였다. 전날에 이어 이번주 두번째로 열리는 회의다. 17일 오전에도 회동이 예정돼 있다.
폴리티코는 15일 EU 집행위원회가 벨기에가 여러 차례 양보를 했지만 벨기에의 승인을 얻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같은날 언론 인터뷰에서 "벨기에의 동참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1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배상 대출이 실패하면 EU의 행동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다만 이탈리아와 불가리아, 몰타도 12일 EU 집행위원회에 배상 대출 대안 마련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최고경영자 겸 러시아 대통령 경제 특사는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EU, 영국은 '러시아 위협' 프레임을 짜고 공조하는가"라며 "부패한 세계주의 전쟁광들이 러시아의 비축 자원을 빼앗으려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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