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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궁정 문화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천년을 흘러온 시간’전이 18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의 2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이다.
전시 제목은 “산길의 국화 위 이슬이 맺히고 마르는 사이, 어느새 나는 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듯하구나”라는 와카(일본의 전통적인 정형시)에서 따왔다.
이 와카는 ‘신선의 궁전’을 그린 시문인데, 오랜 시간 지속된 일본의 궁정 문화를 표현하기 위해 인용했다. 일본의 궁정 문화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폐쇄적’이라 할 정도로 그대로 고수된 특징이 있다.
일본의 궁정 문화는 초기 중국 영향을 받았지만 점차 일본의 풍토에 맞춰 변화하다가 지금의 교토가 수도였던 헤이안시대(794~1185년)에서 전성기를 맞았다. 이후 가마쿠라 막부(1192~1333년) 시대 무사들에게 권력이 넘어가 궁정 문화가 쇠락하다가 에도 막부(1603~1868년)에 들어서 궁정 문화를 복원하며 이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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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39점 유물을 소개한다. ‘궁정 정전을 장식한 장지문의 그림을 그린 병풍’은 일본 궁정의 정전(正殿)인 시신덴(紫宸殿)의 어좌 뒤편에 설치됐던 것이다. 중국 성현 32명을 주제로 당시 당나라의 영향을 받은 특성이 나타난다.
궁정에서 남성이 입는 ‘소쿠타이’와 여성 예복인 ‘주니히토에’는 여러 겹을 겹쳐 입는 일본 전통복식을 보여준다. 또 꽃과 나비, 마름모, 등나무 덩굴 등을 활용한 일본의 전통 문양도 엿볼 수 있다.
일본 전통 궁정 음악인 ‘가가쿠(雅樂)’와 무용인 ‘부가쿠(舞樂)’를 살펴볼 수 있는 화첩, 복식, 악기 등도 전시한다. 가가쿠는 일본 고대부터 전래된 전통악과 당나라, 신라, 백제, 고구려 등 영향을 받은 외래악으로 지금까지 원형이 전해진다.
박물관 관계자는 “가까운 나라 일본이지만 그간 알지 못했던 생소한 부분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도쿄국립박물관과 더욱 활발한 전시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오는 24일부터 매일 오후 2시 전문안내원(도슨트)의 전시해설을 제공한다. 전시와 연계해 ‘일본의 궁정 문화’, ‘세계의 왕실 문화와 국립고궁박물관’을 주제로 한 두 차례의 특별강연도 각각 내년 1월 20일, 2월 3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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