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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호르몬(GH) 치료는 자녀의 키 성장 속도를 앞당기는데 효과적이지만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사춘기 발현을 촉진, 성장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치료와 한약 치료를 병행했을 때 성장호르몬 단독 치료에 따른 이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대한한의학회 주관 전국한의학학술대회에서 포스터 발표 형식으로 공개한 ‘성장호르몬 치료와 한약(조경성장탕)을 병행한 장기 임상 결과’는 성장호르몬 단독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한의학 기반 통합 성장치료 전략을 임상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다.
박승찬 대표원장은 20년 이상 아이 키 성장을 연구해 온 전문가다. 온라인 크리에이터로도 활동 중인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키 성장 관련 영상 조회수는 2000만회에 육박한다.
17일 연구실에서 만난 박 대표원장은 이번 논문에 대해 “성장호르몬 치료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사춘기 조기 진행 위험에 주목하고 한약 치료 병행 시 사춘기 발달을 억제하면서도 키 성장 효과를 유지·증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사춘기 억제와 성장 효과를 동시에 관찰했다는 점에서 향후 소아·청소년 성장치료 분야에서의 협진 및 후속 연구 확대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키 성장 치료에 있어서 성장 속도와 사춘기 타이밍 조절이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다. 성장호르몬 치료로 사춘기 발달이 빨리질 경우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최종 성인 키가 기대치를 밑돌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이 여아 저신장 환자 1례를 대상으로 한약(조경성장탕)을 5년 이상 투여하고 성장호르몬 치료를 약 3년 4개월간 병행한 임상 경과를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IGF-1과 ALP 등 성장 관련 지표는 안정적으로 상승해 성장판 활성이 유지됐다.
반면 에스트라디올(E2), LH, FSH 등 사춘기 관련 성호르몬은 억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표원장은 “12세 시점에서도 초경은 시작되지 않아 성장호르몬 치료에서 흔히 우려되는 사춘기 가속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병행치료 결과, 환자는 5년 1개월 동안 36cm 이상 키가 성장했고, 성장호르몬 치료 후에도 사춘기 진행 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최종 신장도 초기 예측한 성인 키를 초과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게 박 대표원장의 설명이다.
박 대표원장은 “단일 사례 보고인 만큼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한약 치료가 성장호르몬의 효과를 보완하면서 사춘기 가속이라는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원장은 “성장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키를 빨리 키우는 것이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지켜주는 것”이라며 “성장판, 성장호르몬, 사춘기 호르몬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발달 리듬 전체를 고려한 통합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표원장은 “성장치료 목표는 단순한 최종 키 수치가 아니라 자녀의 발달 과정과 미래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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