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이상향 사이 펼친 강원의 시간…춘천박물관 전시관 새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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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이상향 사이 펼친 강원의 시간…춘천박물관 전시관 새단장

연합뉴스 2025-12-17 14:07:42 신고

미디어 아트·체험 영상 더해 금강산 유람과 강원인의 삶 재현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국립춘천박물관은 상설전시관 '금강산과 관동팔경' 브랜드 존과 '강원의 근세실'을 새로 단장했다고 17일 밝혔다.

박물관은 조선시대 강원도를 '이상향'의 땅과 '현실'의 땅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해 강원 최고 명승지인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보고 느낀 기억과 강원인이 강원 땅에서 만들고 지켜온 삶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총석정 총석정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금강산과 관동팔경 브랜드 존은 금강산의 일만이천봉을 연상시키는 조선 19세기 산 모양 문방구로 시작한다.

조선시대와 근대에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찾은 사람들이 남긴 글과 그림, 지역 지도와 사진을 전시해 '보고 느낀 것'과 '보여주고 싶은 것'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관람객과 만난다.

금강산 풍경과 인상을 명료하게 기술한 17세기 문인 김창협(1651∼1708)의 '농암집'과 금강산과 관동팔경 풍경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포착한 19세기 화원 화가 김하종(1793∼1878 이후)의 그림을 모은 '해산도첩'으로 조선시대 유람 기록 방식을 보여준다.

태백산맥을 따라 펼쳐진 금강산 지형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19세기 '대동여지도' 복제품과 20세기 초 철도와 자동차 도로, 호텔과 스키장 등 관광 편의시설을 홍보하는 금강산 관광 지도와 엽서를 전시해 시대와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달라진 보여주기 방식의 변화도 제시한다.

'근봉'이 새겨진 청동 인장 '근봉'이 새겨진 청동 인장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8년 이후 7년 만에 전시실을 새로 단장한 강원의 근세실은 강원 사람이 쓰고 남긴 물건들, 이 땅의 좋은 흙으로 만든 백자, 이 땅에 서린 조선 왕실의 자취, 이 땅과 우리나라를 지킨 항일 의병과 6·25 전쟁 용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이다.

'땅에서 찾은 강원인의 삶'에서 그릇, 수저, 장신구 등을 전시해 조선 전기 강원 사람들이 일상에서 무엇을 사용했고 무엇을 소중히 여겨 무덤에 묻었는지 보여준다.

특히 원주 반곡동 무덤 출토품인 '근봉(謹封)이 새겨진 청동 인장'은 드물게 발견되는 조선 전기 인장으로 이번 단장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 이는 '삼가 봉합니다'라는 문구를 편지 봉투 겉면에 찍을 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원의 흙으로 빚고 쓰다-양구 백자'에서는 조선 왕실 백자의 원료로 쓰인 양구 백토로 빚은 근대 양구 백자를 조명한다.

칠전리 가마터에서 나온 조각들로 알아보는 양구백자 칠전리 가마터에서 나온 조각들로 알아보는 양구백자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08년 국립춘천박물관이 발굴한 양구 칠전리 가마터에서 나온 백자 조각들을 선별 공개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조선백자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지역 수요에 맞게 장식 기법을 고안한 양구 백자의 양상에 주목한다.

'땅 위에 스민 강원인의 삶'은 지역사회가 기증한 '강원반', '강원도 반닫이' 등 나무로 만든 생활용품을 전시해 산과 나무가 많은 강원의 자연을 활용한 삶의 방식과 이를 소중히 간직하고 나눈 강원인의 기증 정신을 되새긴다.

마지막으로 '지키려는 의지, 지켜낸 땅'에서 강원 땅을 지킨 항일 의병의 무모하지만, 고결한 정신과 6·25 전쟁 초 반격의 실마리를 마련한 '춘천 대첩', 치열한 고지전 이야기를 담았다.

금강산과 관동팔경 '한눈에 보는 지도' 영상 금강산과 관동팔경 '한눈에 보는 지도' 영상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물관은 금강산과 관동팔경 유람 경험을 제공하고 지역의 이해를 높이고자 몰입·체험·지도 영상 3건을 새로 제작하기도 했다.

첫 번째 몰입 영상 '기억 너머, 금강산을 그리다'는 조선 선비의 기억 속 금강산 유람 여정이 약 6m 너비의 곡면 스크린에 펼쳐지는 미디어 아트다. 백여편 이상의 조선시대 유람기를 바탕으로 내금강에서 외금강, 해금강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박물관은 김하종의 해산도첩 수록 그림을 토대로 18∼19세기 그림, 20세기 초 사진, 현대 구글어스 지형 정보를 활용해 한 장면씩 새로 제작해 영상 완성도를 높였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찰 정양사의 누각 헐성루의 기초 구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추정한 뒤 기록·전통 건축 자료로 보완해 삽화로 헐성루에서 바라본 금강산의 장관을 완성한 점도 주목된다.

'기억 너머, 금강산을 그리다' 속 혈성루 '기억 너머, 금강산을 그리다' 속 혈성루

[국립춘천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두 번째 '금강산 맞춤여행소'는 개인 취향에 맞춰 조선과 20세기 초 금강산 여행 코스를 제안하는 체험형 영상이다. 평면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아나모픽'(Anamorphic) 기법을 활용해 조선의 선비와 20세기 탐험가 캐릭터가 관람객을 여행으로 이끈다.

마지막 세 번째 '한눈에 보는 지도'는 금강산과 관동팔경의 지명과 지형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영상이다. 주요 명소의 위치와 특징을 살린 삽화 지도 위에 프로젝션을 더해 조선시대와 20세기 초 여행자의 의복, 교통수단과 편의시설의 변화를 보여준다.

tae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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