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반도체 활황에 힘입어 광업·제조업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 출하액, 부가가치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네 지표 모두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4년 광업·제조업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광업·제조업(종사자 10인 이상) 출하액은 2090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7조7000억원(4.9%) 증가했다.
출하액은 산업 활동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로, 2022년(2040조3000억원) 처음 2000조원을 돌파했다가 2023년 1992조5000억원으로 다시 후퇴한 바 있다. 당시 정보기술(IT) 업황 부진과 국제유가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후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산업 회복세가 나타나며 2년 만에 재차 2000조원 선을 뚫은 것이다.
지난해 광업은 3조3000억원으로 7.2% 감소했지만 제조업이 2086조9000억원으로 4.9% 증가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광업은 구조적으로 사양 산업에 속하고 건설 경기 둔화 등으로 감소했지만 전체 광업·제조업 조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산업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이 반도체와 조선업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 제조업 회복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전자·통신 업종 출하액은 340조5000억원으로 1년 새 71조2000억원(26.4%) 증가했다.
아울러 기타운송장비도 조선업 호조세에 힘입어 1년 전보다 19.4% 증가한 7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는 29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1000억원(1.8%) 늘었다.
전기장비와 기계장비는 각각 5조9000억원(-4.0%), 기계장비 5조2000억원(-3.4%) 줄었다.
제조업 사업체당 출하액도 증가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제조업 사업체당 출하액은 283억7000만원으로 전년보다 11억4000만원(4.2%) 늘었다.
석유정제업이 사업체당 1조1464억9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담배 제조업이 4183억7000만원, 전자·통신 제조업이 990억7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석유정제(-1.4%)와 담배(-22.7%)는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전자·통신은 27.0% 증가했다.
반대로 사업체당 출하액이 가장 낮은 업종은 인쇄·기록매체로 48억3000만원에 그쳤다. 기타제품(68억2000만원)과 가구 제조업(69억1000만원)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의 실질적인 가치 창출 수준을 보여주는 '부가가치'는 전년 대비 77조2000억원 증가한 75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가가치는 2022년 724조7000억원으로 처음 700조원을 넘어선 뒤 2023년 675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700조원대를 회복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 제조업 부가가치가 169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조2000억원(48.4%) 늘었다. 증감률로는 역대 1위를 찍었고, 절대 규모로도 역대 3위 수준이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2023년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관련 지표가 크게 떨어졌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차와 기타운송장비도 각각 7조5000억원(9.2%), 6조4000억원(36.8%) 증가했다. 1차금속은 2조8000억원(-7.1%), 화학제품은 9000억원(-1.6%) 감소했다.
제조업 사업체당 부가가치는 전년 대비 9억9000만원(10.7%) 뛴 101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사업체당 부가가치도 전자·통신 업종이 492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9.0%의 증가율을 보였다.
광업·제조업 종사자 10인 이상 사업체 수는 7만3890개로 전년보다 508개(0.7%) 늘었다. 이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규모다.
식료품(4.1%), 전기장비(1.7%), 화학제품(2.3%) 등에서 증가했으나, 섬유제품(-3.5%), 고무·플라스틱(-1.4%) 등에서 줄었다.
광업·제조업 종사자 수는 304만6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만2000명(2.1%) 늘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업종별로 보면 기타운송장비(20.3%), 식료품(4.5%), 화학제품(3.6%) 등에서 늘었으나 섬유제품(-3.4%) 등에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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