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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킴스클럽은 지난 3일 스코틀랜드산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라이트 하우스 언피티드(700㎖)’를 9990원에 출시한 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출시 10여일 만에 위스키 카테고리 전체 판매량의 16%를 차지할 정도다. 킴스클럽 강남점에서는 준비 물량의 80% 이상이 소진되기도 했다.
이번 제품의 제조사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상위 10대 증류소로 평가받는 브레이브 뉴 스피리츠다. 국제 위스키·주류 대회에서 5관왕을 기록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위스키는 제조 원가에 유통비와 관세가 더해지며 최종 가격이 형성된다. 여러 단계의 유통 구조를 거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탓에, 국내 위스키 가격대는 최소 3만~5만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이 같은 가격대는 위스키 입문자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해왔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위스키 최저 가격대가 통상 3만원 선에서 형성돼 있어 입문자들이 접근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스카치 위스키를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킴스클럽이 1만원 미만의 스카치 위스키를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격 역설계’ 전략이 있다. 먼저 9990원이라는 목표 가격을 설정한 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유통 구조를 역으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랜드 계열사인 이랜드팜앤푸드는 주류 직수입 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해외 생산자와 직접 거래가 가능하다.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면서 원가 부담을 낮추고, 가격 경쟁력과 상품 기획의 자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앞서 이랜드팜앤푸드는 지난 2021년 ‘모두의 와인’ 시리즈를 통해 5990원 와인을 선보였다. 해당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 100만병을 넘기며 가성비 와인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았다.
한편 업계에서는 킴스클럽의 가성비 주류 전략에 대해 오프라인 모객을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 대형마트들은 온라인 구매가 제한된 주류의 특성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수입 맥주와 위스키 라인업 확대에 나섰고, 롯데마트는 자체 브랜드(PB) 와인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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