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2026 북중미 월드컵 티켓 가격을 잡기 위해 저렴한 티켓을 도입했다.
17일(한국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FIFA는 월드컵 티켓 가격 정책에 대한 세간의 비판을 수용해 내년 대회에서 치러질 모든 경기에 60달러(약 9만 원) 티켓을 일정량 배정한다.
FIFA는 한동안 월드컵 도입을 위해 애썼던 ‘동적 가격 책정 방식(Dynamic Pricing)’을 포기했다. 동적 가격 책정 방식은 항공사, 호텔 등 시즌과 비시즌이 명확히 구분되는 사업에서 자주 쓰이는 방식으로, 성수기에 가격을 높이고 비수기에 가격을 내린다.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콘서트와 스포츠계에도 관심도와 중요도에 따라 동적 가격 책정 방식을 차용했고, FIFA도 지난 2025 FIFA 클럽 월드컵에 적용했다.
다만 2025 FIFA 클럽 월드컵에서는 관심도가 높았던 일부 경기를 제외하면 수입 면에서 대단한 이득을 보지 못한 걸로 나타났다. 티켓 초기 가격을 200달러(약 30만 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도 영향을 줬다. 여기에 월드컵에도 동적 가격 책정 방식을 적용하려는 데 대한 여론의 반발이 겹치면서 FIFA는 월드컵에는 고정 가격을 두는 걸로 한 발 물러섰다.
티켓 가격이 비싼 건 여전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티켓 최소가는 198파운드(약 39만 원)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68.5파운드(약 14만 원)의 세 배 가까이 된다. 결승전 티켓 최저가는 3,119파운드(약 620만 원)로 카타르 월드컵 당시보다 7배나 비싸다. 어린이 또는 기타 단체를 위한 할인도 없다.
FIFA는 비싼 월드컵 티켓 가격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고자 서포터들을 위한 새로운 티켓 등급을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티켓은 참가팀 협회가 각 경기에 배정하는 티켓의 일부로 도입되며, 전체 티켓의 8% 수준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일반적인 경기장 규모를 감안하면 이 티켓은 경기당 1,000장 내외다. 각 협회에는 경기당 500장 정도가 배부된다는 의미다.
FIFA 관계자는 ‘BBC’를 통해 “우리는 축구팬들의 의견을 경청했고, 새로운 티켓 등급 신설이 옳은 결정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FIFA는 각 협회에 해당 티켓이 자국 대표팀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충성도 높은 팬들에게 우선 배정을 보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한정적인 수량, 한정적인 범위 안에서만 저렴한 티켓을 살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반발은 여전하다. 대표적으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FIFA가 일부 티켓 가격을 낮춘 걸 환영한다”라면서도 “FIFA가 월드컵 티켓 가격 자체를 더 저렴하게 만들어 월드컵이 진정한 팬들과의 소통이라는 점을 잃지 않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라며 월드컵 티켓 가격의 전반적인 인하를 요구했다.
유럽축구평론가협회 역시 FIFA가 여론에 귀기울인 건 긍정적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엔 충분치 않은 방안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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