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 몸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중에서도 근육량의 감소, 즉 근감소증은 단순한 노화 과정을 넘어 삶의 질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근육량이 줄어드는 속도는 빨라지며, 이는 꾸준한 근력 운동을 통해 막고 관리해야 할 핵심 과제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단순한 움직임을 넘어 대사 조절, 체온 유지, 면역 반응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근육량이 줄어들면 다음과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첫째, 낙상 및 골절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근육은 관절을 지탱하고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핵심 역할을 하는데, 근력이 약해지면 보행이 불안정해지고 작은 외부 충격에도 쉽게 균형을 잃어 넘어지기 쉬워진다. 특히 낙상은 고관절 골절과 같은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져 장기간의 와병 생활을 초래하며 노년기 독립적인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
둘째, 만성 대사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악화한다. 근육은 혈액 속의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가장 큰 조직이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게 되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이는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이며, 기존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근육 감소는 기초 대사량을 떨어뜨려 섭취 칼로리가 쉽게 지방으로 축적되는 노년 비만을 유발한다.
셋째, 면역력이 약화되고 회복 능력이 저하된다. 근육은 면역 세포와 항체를 구성하는 필수 아미노산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 근육이 부족해지면 감염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질병에 취약해지고, 질병이나 수술 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길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넷째, 일상생활 수행 능력 및 삶의 질이 저하된다. 근력 부족은 계단 오르기, 무거운 물건 들기, 심지어 침대에서 일어나기와 같은 기본적인 일상 활동마저 힘들게 만들어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사회 활동 참여가 감소하고, 이는 우울감과 같은 심리적 문제로까지 이어져 전반적인 삶의 활력을 잃게 만든다.
근감소증은 노화의 숙명이라기보다는 관리할 수 있는 건강 문제다. 근육량을 유지하고 늘리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영양 섭취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근육량 감소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근육에 부하를 주어 근섬유를 자극하는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을 주 2~3회 이상 꾸준히 실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저항성 운동은 스쿼트, 런지, 팔굽혀펴기, 아령이나 밴드를 이용한 운동 등 자신의 근육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운동을 선택한다. 처음에는 낮은 강도로 시작하여 점차 횟수나 무게를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과도한 부상 위험 없이 근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유산소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 병행하여 심폐 지구력을 높이고 전신 건강을 증진시켜야 한다. 여기에 한 발 서기, 뒤꿈치 들기 등 균형 감각을 향상시키는 운동은 낙상 위험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을 자극했더라도 근육을 만드는 재료가 부족하다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노년층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매 끼니마다 육류, 생선, 달걀, 콩, 두부 등 질 좋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체중 1kg당 1.0~1.2g 정도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하고 있으며, 특히 단백질을 한 번에 몰아서 먹기보다는 아침, 점심, 저녁 세 끼에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근육 합성에 더 효과적이다.
아울러 비타민 D는 근육 기능과 뼈 건강에 필수적이며, 칼슘과 함께 섭취하면 근골격계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햇볕을 쬐어 비타민 D를 합성하거나 영양제를 통해 보충하며, 유제품 등의 칼슘 급원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 외에도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전반적인 영양 상태를 양호하게 유지해야 근육 생성과 회복이 원활해진다.
근감소증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기보다는 노력과 관리가 부족했을 때 발생하는 건강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오늘부터라도 꾸준한 근력 운동과 단백질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을 습관화하여, 근육 건강을 지키고 활력 넘치는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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