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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정의’라는 화두를 꺼낸 이유가 있다. 저자는 2024년 12월 3일 있었던 비상계엄을 “자신이 믿는 정의를 얼마나 극단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지”의 정점을 보여준 사건으로 바라본다. 각자의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충돌하던 집단들은 이날을 계기로 더더욱 대립각을 높이며 갈등으로 치달았다. 우리 사회의 정의관(觀)이 그만큼 다양해졌고, 간극 또한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의 배경엔 지금의 한국 사회가 ‘부(不)정의’하다는 인식이 있다. 저자는 그 근거로 △한국 사회의 심각한 불평등 △갈수록 피폐해지는 한국인의 삶 △처참할 정도로 악화하는 인간관계 △신뢰할 수 없는 국가를 꼽는다. 세대별, 성별에 따라 각기 다른 생존불안이 지배하는 ‘각자도생’ 시대에서 비롯된 결과다. 각자의 입장에서 주장하는 ‘가짜 정의’가 난무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저자는 “사회 구성원 각자가 추구하는 정의의 형태는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과 이를 거쳐오며 발전한 심리 기제에 기인한다”며 “우리 사회의 정의관을 바로 세우기 위해 서로의 마음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기본소득을 제시한다. 저자는 “생존권은 분배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며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삶을 꾸려나가는데 필요한 최소 생계 수단을 보장해야 진정한 정의가 바로 선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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