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청춘은 늘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는 풍경이다. 웃음과 설렘, 방황과 고민이 뒤섞인 풍경. 스무 살 전후의 나는 무엇을 바라며,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그 모든 순간이 아직도 마음속에서 반짝인다. 뮤지컬 '어림없는 청춘'은 그 풍경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데니스 정의 장례식장에서 20년 만에 모인 동창들. 그들이 마주한 것은 ‘열여덟 살의 우리’가 담긴 유작이다. 지나간 시간 속의 나와 다시 만나는 순간, 관객은 웃고, 울고, 어느새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청춘은 흘러갔지만, 그때의 감정은 여전히 살아 있다.
‘어림없는 꿈을 꾸던 청춘’과 ‘결코 어리지 않았던 우리들’. 제목 속 두 가지 의미처럼, 작품은 순수함과 방황, 설렘과 좌절을 동시에 그린다. 18세의 싱그러움과 38세가 된 현재의 감정을 오가며, 관객은 자기 자신의 청춘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서울 공연에서는 광주 공연의 배우들과 신예 배우들이 함께 무대를 채운다. 사진을 좋아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정완’ 역에는 김시안과 김채승, 몰래 문학책을 읽는 ‘오강식’에는 김태균과 김해솔, 전교 2등이지만 집안 분위기에 답답함을 느끼는 ‘차원재’에는 지병현과 최찬웅, 주목받기를 꿈꾸는 ‘나주영’에는 장현우와 최주찬, 평범함에 고민하는 ‘김민석’에는 이제성, 황재하가 서서 청춘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청춘은 늘 불완전하다.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서 아름답다. 방황하며 고민하지만, 결국 우리를 성장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어림없는 청춘'은 그 불완전함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장면마다, 관객은 자신의 기억과 겹쳐진 장면을 발견한다.
배우들이 18세와 38세를 오가며 보여주는 연기는 청춘의 두 얼굴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첫사랑의 설렘, 친구와의 갈등, 부모와의 부딪힘. 관객은 그 순간들을 지나치지 않고, 자신이 경험했던 청춘의 기억 속으로 천천히 들어간다.
아트인셉션은 2023년 설립된 신예 제작사지만, ‘무대 창작을 통한 상상의 출발점’을 목표로 공연과 축제를 기획하며, 관객과 창작자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어림없는 청춘' 역시, 관객이 자신의 청춘과 마주하며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특별한 경험이다.
120분 동안 이어지는 공연은 관객을 무대로 끌어들여, 청춘의 설렘과 고민, 따뜻한 회상을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청춘은 늘 그리운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힘이 된다. '어림없는 청춘'은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며, 그때의 고민과 설렘, 순수함을 지금의 우리 삶과 연결한다. 공연을 보는 동안, 관객은 웃고, 울고, 때로는 조용히 마음속으로 공감한다.
결코 어리지 않았던 우리의 18세, 그리고 그때의 우리들. '어림없는 청춘'은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이자, 관객 스스로 자신의 청춘을 돌아보게 만드는 특별한 시간이 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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