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급 부족 여파로 인해 서울 주택가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신규 단지에서는 이례적으로 분양가보다 최대 1억 원가량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등장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일대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보통 입주가 시작되면 전월세 문의로 분주해야 하는데, 요즘은 하루 종일 손님을 보기 힘들다"라며 침체된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입주가 진행 중인 '한화포레나 미아' 단지 정문에는 시공사인 한화건설의 환영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단지 안팎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한 모습이었다.
노후 빌라가 밀집한 지역 사이로 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눈에 띄게 들어서 있지만, 실제 거주자의 움직임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강하게 형성된 신축 선호 분위기조차 해당 단지에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한화포레나 미아는 서울 내에서도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았던 단지로 꼽힌다. 일부 물량이 시간차를 두고 소화되긴 했지만, 최근에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는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
해당 단지는 지상 최고 29층, 4개 동, 전용면적 39~84㎡, 총 497가구 규모로 삼양사거리특별계획 3구역에 조성됐다.
분양은 2022년 3월에 이뤄졌지만 미분양 상태가 지속됐고, 무순위 청약만 9차례 진행한 끝에 겨우 모든 물량이 계약됐다. 입주 전까지는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는 ‘무피’ 가격대로 매매가 이루어졌으며, 이후에는 분양가 대비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가까이 낮은 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마피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입지 대비 높은 분양가’를 지목했다. 해당 단지의 전용 59㎡ 최고 분양가는 8억3200만 원, 전용 84㎡는 11억5000만 원에 책정됐기 때문이다.
대출규제 겹치면서 자금 마련도 어려워져
한화포레나 미아의 맞은편에 위치한 ‘미아뉴타운 래미안트리베라 2차’ 전용 84㎡의 경우 2022년 초 9억 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시세도 9억7000만 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아무리 한화포레나 미아가 신축이라 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실제로 현장의 부동산에는 한화포레나 미아 전용 84㎡가 분양가보다 약 1억 원 낮은 10억 원 초반대에 매물로 나와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신축이라는 장점이 있어도 주상복합에 이 가격을 선뜻 감당할 수요자는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미아동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강북의 수요층은 실거주 목적이 강해 주상복합보다 일반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라며 "체감 면적과 생활 편의성에서 불리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적용되면서 분양가의 최대 60%까지 가능했던 대출 한도가 40%로 축소됐다.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계약자가 자연스럽게 늘어났고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잔금 충당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월세 전환이나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전세 수요가 아니면 입주가 쉽지 않은 구조"라며 "단기간에 입주율이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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