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석유 공급망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 국면에서도 석유 수요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생산 효율화와 공급망 안정이 동시에 요구된다는 전망이다.
16일 산업통상부는 대한석유협회,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함께 서울 동매문구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정유 산업의 전략적 전환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2025 석유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 변동성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불확실성 시대에 AI는 석유산업에 있어 전략적 전환을 가속화할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실장은 "석유 수요는 생각만큼 빨리 줄어들기 어렵다"며 "수요 감축과 함께 공급 안보를 병행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기술을 통해서 기존 에너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스마트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석유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목하고 있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AI는 원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며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AI는 셰일 오일 굴착 과정에서 최적의 굴착 경로를 제시해 속도를 높이고, 전통 유전 탐사에서도 지진파 데이터 분석을 통해 탐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최 위원은 "AI를 도입할 경우 굴착 속도가 30% 이상 증가하고 비용 절감 효과는 25%에서 많게는 50%까지 나타난다"고 말했다. 생산 단계에서도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유정의 생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향후 AI가 석유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표준화와 디지털 전환이 진전될수록 탐사·생산·유통 전 과정에서 AI 활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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