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태스크포스 'A-TFT(가칭)'를 꾸려 인력 감축을 기반으로 한 구조조정과 재무 구조 안정화에 착수했다. A-TFT는 조직 통폐합이나 사업 매각 과정에서 잉여 인력이 새로운 근무지 확정 전에 임시로 머무는 조직이다.
최근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 내 워터솔루션(수처리 필터) 사업 매각 당시에도 일부 구성원이 해당 조직을 거쳐 전환 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전환 배치 전 장기간 대기하는 형태가 반복되며 사실상 인력 감축의 사전 단계로 활용되고 있다는 평가다. 구조조정 대상을 선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A-TFT를 통한 주요 전환 배치 대상은 현재 GS칼텍스와 석화 설비 통폐합을 앞둔 여수산업단지 내 근로자들이 유력하다. 이번 전환 배치는 국내 석화 업계 NCC 통폐합 작업과 맞물려 있다. 여수산단 내 GS칼텍스와 LG화학 NCC 통폐합으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LG화학과 GS칼텍스 간 시설 통폐합 논의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LG화학은 여수산단 내 노후 NCC 설비 일부를 GS칼텍스에 매각하고 양사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통합 운영하는 방식의 재편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계획을 담은 자구책을 이번 주 중 정부에 제출할 방침이다. 여수산단에서 LG화학은 연 200만t 규모 NCC 2기, GS칼텍스는 연 90만t 규모 혼합원료분해설비(MFC) 1기 등 총 3개 공장을 가동 중이다.
다만 LG화학이 계획한 만큼 인력 감축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조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LG화학은 지난 3분기 비용 절감 등 노력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상황이라 구조조정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이 때문에 LG화학도 그간 희망퇴직과 함께 전환 배치·직무 재설계 등 자율적 감축을 유도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시설 통폐합에 따른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한국은행 보고서를 보면 정부의 석화 산업 구조 재편으로 일자리가 최소 2500개에서 최대 5200개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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