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호 지분 확대를 목적으로 추진 중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해 16일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과 관련 고려아연이 같은 날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와 기업 가치를 폄훼하고 있다”며 맞받아쳤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미국 정부 정책에 따른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구체적·합리적인 경영상 필요에 따라 법령과 정관상 적법한 방식으로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전날 11조원 규모의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를 공시했다. 프로젝트를 위해 2조8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할 예정이며 합작법인이 유상증자 물량을 받는다.
이에 영풍·MBK 연합은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것은 경영상 목적을 위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고 반발하며 이날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했다.
영풍·MBK 연합의 이 같은 대응에 고려아연은 “경제안보와 글로벌 공급망 구축뿐 아니라 기업의 미래 성장 발전이라는 합리적 시선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평가하거나 살펴보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비판만 확산시키며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모습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프로젝트·투자 협력은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측의 지속적이고도 공고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했던 구조"라며 "현지 핵심광물 공급을 확보하려는 미국과 해당 사업을 확대하려는 고려아연의 이해관계가 합리적으로 맞물렸고 각각 안정성을 확보해 줄 최적의 선택지"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미국 제련소 건립 프로젝트가 당사의 기업가치와 전체 주주가치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의 전통 제련기업에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퀀텀점프를 하게 돼 새로운 사업 기회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앞서 미국 정부의 투자를 받은 다른 핵심광물 기업들도 추후 기업가치가 크게 향상됐다.
지난 7월 미국 정부가 지분 15%를 인수한 희토류 기업 MP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는 56억달러에서 100억달러 수준으로 2배 정도 증가했다. 지난 10월 미국 정부 투자를 받은 리튬아메리카의 기업가치도 50% 성장했다.
이번 사업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는 미국 정부와 재무적 투자자들이 전체 자금의 90% 이상을 투자해 추진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재무안정성이 개선되는 동시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제련소 건설의 부담도 덜게 된다.
해외 JV는 고려아연의 주식에 의결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하며 JV 내부 의사결정 역시 미국 전쟁부(국방부) 등 외부 전략투자자가 주도하는 구조다. 이같은 구조는 고려아연이 JV의 지분을 10% 미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이 문제 삼은 이사회 당일에도 7시간 동안 외국인 이사를 포함해 이사 전원이 참석하고 공증인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투자 관련 전체적인 필요성과 수익 전망 등 사업성 및 관련 계약서의 주요 조건과 약 80페이지 분량 의안 설명 자료가 보고됐다"고 강조하며 "신주발행에도 여전히 MBK·영풍 연합은 압도적 1대 주주 지위에 변동이 없음에도 MBK·영풍은 오로지 적대적 M&A와 경영권 탈취에만 몰두하여 회사와 전체 주주를 위한 획기적 사업 기회를 방해하고 저지하는 반기업적 행태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과 발전, 기업 및 주주가치 개선을 발목잡으려는 MBK·영풍 연합의 ‘반대를 위한 반대’를 넘어 고려아연 전 임직원은 회사의 미래 성장과 발전을 통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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