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게임 산업은 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국내 최대 게임쇼의 체급 변화, 글로벌 e스포츠 무대에서의 성과, 해외 시상식에서의 평가, 그리고 신작 출시 이후 이어진 논란과 대응까지 서로 다른 결의 이슈들이 동시에 발생했다. 흥행과 우려가 교차한 11월은 게임 산업의 현재 위치와 과제를 함께 드러낸 시기였다.
1. 규모 축소 속 개막한 지스타 2025, 국내 최대 게임쇼의 위상 변화
지스타 2025는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다. 올해 지스타는 총 3,010부스 규모로 전년 대비 약 10.4% 감소했으며, B2C관과 B2B관 모두 부스 수가 줄었다. 야외 부스 역시 예년보다 크게 축소됐다.
엔씨소프트가 메인 스폰서를 맡은 가운데 크래프톤, 넷마블, 웹젠, 위메이드커넥트, 네오위즈 등이 참가했고, 해외 기업으로는 블리자드, 반다이남코, 배틀스테이트 게임즈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넥슨,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 다수는 불참을 선택했다.
조직위원회는 G-CON 컨퍼런스를 중심으로 콘텐츠 보강에 나섰고, 호리이 유지, 요코 타로, 카미야 히데키, 요시다 나오키 등 유명 개발자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다만 국내 최대 게임쇼로서의 상징성과 체급 변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고, 지스타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 역시 다시 제기됐다.
2. 풀세트 접전 끝에 완성된 쓰리핏, 2025 롤드컵 T1 우승
11월 9일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는 T1이 KT 롤스터를 상대로 3대 2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다섯 세트 모두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고, 오브젝트 운영과 조합 완성도가 승부를 갈랐다.
이번 우승으로 T1은 월드 챔피언십 3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결승전 MVP는 ‘구마유시’ 이민형이 차지했으며, ‘도란’ 최현준은 T1 합류 이후 첫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기록했다.
국내 게임 산업 전반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글로벌 e스포츠 무대에서 한국 팀의 경쟁력과 시스템 완성도를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로 평가됐다.
3. 골든 조이스틱 GOTY ‘33 원정대’, 한국 게임의 존재감 확인
11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2025에서는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올해의 게임을 포함해 다수 부문을 수상했다. 스토리텔링, 비주얼, 사운드트랙, 연기 부문까지 고르게 평가받으며 시상식의 중심에 섰다.
국내 게임사 네오위즈의 ‘P의 거짓: 서곡’은 최고의 게임 확장팩 부문을 수상했다. 이용자 투표를 기반으로 선정되는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의 특성상, 글로벌 팬덤의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피크’,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고스트 오브 요테이’ 등 다양한 작품들이 부문별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고, 서사와 연출, 완성도를 중심으로 한 작품성 경쟁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작동했다는 점도 함께 주목됐다. 작품성과 완성도를 중심으로 한 평가 기조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4. 김형석 PD 전면 사과, ‘카제나’ 논란과 책임 선언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김형석 PD는 11월 1일 공식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접 사과하고 책임을 인정했다. 김 PD는 서비스 불안정, 번역 오류, 시나리오 구성 문제 등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며 개선 계획을 밝혔다.
시나리오 전면 개편, 번역 오류 수정, 내부 제작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 이용자들이 제기한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했으며, 모든 비판을 대표인 자신에게 돌려달라고 밝혔다.
특히 메인 스토리를 전면 개편해 주인공 중심 구조로 리뉴얼하고, 성우 재더빙을 포함한 작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겠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팀 퇴사 논란에 대해서도 제작 과정에서의 판단 오류를 인정했다.
커플링 표현, 민감한 표현 논란, AI 사용 의혹 등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의 입장을 명확히 했고, BM 구조 역시 향후 조정을 예고했다. 모든 불만이 해소되지는 못했지만, 현 업계 트렌드에 따라 대표이자 디렉터가 전면에 나서 책임을 인정하고 방향성을 제시한 대응 방식이 주목받았다.
5. 출시 직후 시험대 오른 아이온2, 논란과 소통의 연속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는 11월 19일 출시 직후 BM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출시 직후 일부 유료 상품이 과거 개발진 발언과 상충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개발진은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해당 상품을 철회하고 사과했다.
이후에도 서버 대기열, 어비스 포인트 어뷰징, 경제 구조, PvP 방식 등 다양한 이슈가 연이어 발생했고, 소인섭 사업실장과 김남준 PD는 연속적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 일부 비정상 플레이 사례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와 제재 기준을 상세히 설명하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이러한 대응에 대해 이용자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문제 해결 노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구독형 과금 모델이 기존 확률형 아이템 중심 구조의 대안이 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11월 말 진행된 긴급 점검에서는 비정상 플레이 사례에 대한 조사 결과와 제재 기준이 상세히 공개되며, 서비스 초반 혼선을 정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조적 문제를 정리하고 보상 및 정책 조정을 병행하며 서비스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
11월의 게임뉴스 TOP5는 단일한 방향성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오프라인 행사 중심 구조의 변화, 글로벌 무대에서의 성과, 작품성 중심 평가, 그리고 신작 서비스에서의 위기 관리까지 각기 다른 층위의 이슈들이 동시에 드러났다. 흥행과 논란이 공존했던 11월은 게임 산업이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설명하며, 어떤 방식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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