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TPU 10년 걸렸는데…엔비디아에 도전장 내민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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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TPU 10년 걸렸는데…엔비디아에 도전장 내민 기업은

이데일리 2025-12-16 14:32: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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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원)이상으로 평가받는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이 구글 TPU 사례를 거울삼아 장기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차세대 글로벌 전략 제품 ‘리벨쿼드(REBEL-Quad)’를 앞세워 글로벌 AI 인퍼런스(추론) 반도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창사 5주년을 맞아 16일 성남 정자동 R-Tower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지난 5년 동안 대한민국 대표 AI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면, 앞으로의 5년은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선언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박 대표는 구글 TPU 사례를 언급하며 “TPU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10년이 걸렸고, 현재는 7세대에 이르렀다”며 “AI 가속기는 1~2년 만에 성과를 판단할 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TPU는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라기보다는, 엔비디아 GPU 외에도 비(非)GPU 아키텍처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 “구글 내부 서비스에 머물던 TPU가 외부 워크로드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시장 검증의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정책과 시장 모두에서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TPU 역시 버전 7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실패와 내부 긴장 속에서 발전해 왔다”며 “국내 AI 반도체 산업도 단기 성과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이 국내 시장에서의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년은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시간”이라며 “맞아 죽더라도 엔비디아와 경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보낸 ‘유니콘’ 기업 등극 축하 케익.


마샬 초이(Marshall Troy) 리벨리온 최고사업책임자(CBO)


“클라우드 뒤에 숨지 않는다”…온프레미스 인퍼런스로 차별화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합류한 마샬 초이(Marshall Troy) 리벨리온 최고사업책임자(CBO)가 직접 리벨리온의 차별화 전략과 글로벌 확장 구상을 설명했다.

초이 CBO는 “AI 가속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지만, 1세대(Gen1)와 2세대(Gen2) 기업의 차이는 분명하다”며 리벨리온의 핵심 전략으로 온프레미스 AI 인퍼런스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클라우드 API 뒤에 숨지 않는다”며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고객이 있는 곳에 직접 배치해 데이터 보호와 보안, 국가·기업 차원의 데이터 주권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고객은 자신의 AI 미래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용 편의성 역시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됐다. 초이 CBO는 “전 세계적으로 AI 활용 역량의 격차가 크다”며 “리벨리온은 개발자와 엔드유저 모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Ease of Use’를 핵심 가치로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추론 전용 최적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리벨리온의 솔루션은 추론 워크로드에만 최적화돼 있다”며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해 전력 소모와 성능 간 트레이드오프를 최소화했고, 그 결과 달러당·와트당 최고 성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 “단일 시스템을 넘어 랙 단위, 데이터센터 전체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고, 실제로 한국에서는 수백 랙 규모로 정부와 기업에 구축돼 있다”며 “이 같은 실사용 레퍼런스가 글로벌 확장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초이 CBO는 1세대 AI 가속기 기업들의 한계도 짚었다. 그는 “먼저 시장에 나왔다고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독자 소프트웨어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결과 기술 부채가 쌓였고, 사용자에게 전용 스택 학습을 강요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16~2017년 수억 파라미터 모델을 기준으로 설계된 아키텍처는 1조 파라미터 모델 시대에 들어 멀티노드 확장 성능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며 “학습 중심 전략 역시 현재 시장과는 맞지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리벨리온은 1세대 AI 가속기(Gen1)의 구조적 한계를 피한 2세대(Gen2) 기업이며,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유리하다는 메시지를 기술·시장 관점에서 설명한 표.


리벨쿼드로 글로벌 인프라 시장 정조준

이 같은 전략의 결정체로 제시된 제품이 리벨쿼드(REBEL-Quad)다.

리벨쿼드는 칩렛 구조로 4개의 다이를 결합한 빅칩(Big Chip) 계열 NPU로, HBM3E 기반 메모리 아키텍처(칩렛)를 적용해 대규모 인퍼런스와 고성능 AI 데이터센터 환경을 겨냥한다.

박 대표는 “리벨쿼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리벨리온의 주력 제품이 될 것”이라며 “현재 실리콘 샘플이 나온 상태로 고객사 피드백과 PoC(자격검증)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1세대 아톰(ATOM)이 상용 레퍼런스를 쌓아온 제품이라면, 리벨쿼드는 글로벌 AI 인프라를 겨냥한 고성능 전략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전략에 대해서는 “1세대가 비용 효율성과 상용성을 중시한 모델이라면, 리벨쿼드는 성능 중심의 스포츠카에 가깝다”며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타깃 시장의 차이”라고 말했다.

일본·사우디·미국…글로벌 확장의 ‘앵커 포인트’

글로벌 확장 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초이 CBO는 “한국에서 검증된 성공을 글로벌로 확장하되, 무작정 모든 국가로 가는 방식은 아니다”라며 “첫 번째 확장 지역은 일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은 제조업·금융·정부 기반이 한국과 유사하고, AI 도입 성장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AI 세계 3위 서비스 제공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비전 2030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도쿄와 리야드, 그리고 미국 산타클라라를 글로벌 확장의 앵커 포인트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해온 것과 동일하게 정부와 대기업 중심으로 깊이 있는 구축을 진행해, 비(非)엔비디아 진영의 실질적인 선택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리벨리온이 제2의 구글 TPU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면서, 그만큼의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도 시장이 함께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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