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 3억 다운로드 시대의 명암... 韓 투자 시장 '여풍(女風)' 불지만 코인판은 여전히 '남초'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모바일 금융 3억 다운로드 시대의 명암... 韓 투자 시장 '여풍(女風)' 불지만 코인판은 여전히 '남초'

스타트업엔 2025-12-16 12:01:35 신고

글로벌 자산 시장의 판도가 모바일 화면 속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손안에서 이뤄지는 금융 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 투자 및 재무 관리 앱의 분기 다운로드 수가 3억 건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의 2차 부흥기가 도래하면서 관련 플랫폼들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16일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기업 센서타워가 공개한 ‘2025년 투자 및 재무 관리 앱 시장 리포트’를 분석해보면, 지금 글로벌 금융 생태계는 그야말로 '디지털 대이동'의 한가운데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시장만이 보여주는 독특한 갈라파고스적 특징이다.

투자 및 재무 관리 앱 성장 가속화: 전년 대비 강한 성장세가 모바일 금융 도구 수요 확대를 시사
투자 및 재무 관리 앱 성장 가속화: 전년 대비 강한 성장세가 모바일 금융 도구 수요 확대를 시사

데이터를 뜯어보면 시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은 단연 암호화폐다. 바이낸스는 2025년에만 6000만 건이 넘는 신규 다운로드를 쓸어 담으며 공룡 거래소의 위용을 과시했다. 파이 네트워크(Pi Network), 월드 앱(World App) 같은 웹3 기반 신규 주자들의 약진도 매섭다.

하지만 한국의 성적표는 결이 다르다.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가 전 세계를 호령하는 동안, 국내 시장은 토종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이 다운로드 1, 2위를 독식하며 철옹성을 구축했다. 글로벌 공룡들이 맥을 못 추는 한국 특유의 로컬 플랫폼 선호 현상이 재확인된 셈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전통적인 브로커 중심 구조를 유지하고, 동남아가 모바일 트레이딩 앱으로 급격히 쏠리는 것과 비교해도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사용자층의 연령대 분포 역시 한국만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고성장 국가들이 18~24세의 젊은 피를 앞세워 시장을 키우고 있다면, 한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35~44세, 심지어 45세 이상 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른바 '어른들의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이는 자산 규모가 어느 정도 형성된 계층이 모바일 투자로 대거 유입되었음을 시사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성별 데이터다. 한국 투자 앱 시장의 여성 사용자 비중은 38%로 집계됐다. 일본과 싱가포르(25%), 미국(22%) 등 주요 금융 선진국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인도나 베트남 등 신흥 시장의 여성 비중이 10%대 초반에 머무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 여성들의 재테크 관심도와 실행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방증이다.

그러나 시선을 '암호화폐'로 좁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반 투자 앱에서의 균형 잡힌 성비와 달리, 국내 암호화폐 앱의 남성 비중은 85~90%를 상회한다. 주식이나 펀드 등 일반 투자 영역에서는 여성들의 입김이 거세졌지만, 코인 시장만큼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투기적 성향이 강하게 남아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투자'와 '투기' 사이의 묘한 경계선이 성별 데이터에서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누가 암호화폐 앱을 사용하나요? 투자 앱보다 더 강한 남성 편중과 젋은 사용자 기반
누가 암호화폐 앱을 사용하나요? 투자 앱보다 더 강한 남성 편중과 젋은 사용자 기반

투자사들의 돈지갑도 열렸다. 2025년 3분기 기준, 관련 카테고리의 글로벌 광고비는 5억 달러(약 6500억 원)를 넘어섰다. 시장이 커지니 고객 쟁탈전도 치열해진 것이다.

여기서 한국 마케팅 시장의 아이러니가 발견된다. 국내 금융 카테고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인스타그램 광고 비중은 56%에 달한다. 금융 소비자들이 인스타그램에서 정보를 얻고 반응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작 투자 및 재무 관리 브랜드들의 인스타그램 활용 비중은 20% 수준에 그쳤다.

미국 기업들이 유튜브와 앱 내 교육 콘텐츠로 집요하게 사용자를 파고드는 동안, 한국 투자 기업들은 소비자가 몰려있는 인스타그램이라는 핵심 채널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성과 중심의 믹스 전략이라고 포장할 수도 있겠으나, 주식과 코인에 관심 많은 2030 세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플랫폼을 홀대하는 것은 전략적 미스매치로 보일 소지가 다분하다.

2025년은 단순한 다운로드 경쟁을 넘어, 실제 자산이 모바일로 얼마나 이동하느냐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토종 거래소의 선전은 반가운 일이나, 극심한 남초 현상을 보이는 코인 시장의 불균형과 마케팅 채널의 부조화는 국내 핀테크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Copyright ⓒ 스타트업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