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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노출 없는 부정맥 시술은 엑스레이(X-ray) 투시 영상 없이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임홍의 중앙대학교광명병원 부정맥센터 교수는 16일 “임신부라고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악성 부정맥 치료를 미루거나 아이를 포기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교수는 심방세동 등 여러 부정맥질환 치료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국내 유일 심장 내 초음파(ICE) 공인 지도전문가(프록터) 자격에다, 현재까지 난이도가 가장 높은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을 2천례 이상 시행한, 5천500례 이상의 풍부한 임상을 경험한 이 분야 권위자다.
임 교수가 시행한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은 환자 허벅지 정맥을 통해 작은 초음파 장치를 심장 안에 위치시켜 심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임신부는 물론 성장기 소아 부정맥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통상 임산부는 빠른 빈맥성 부정맥 발생 시 약물 요법으로 심장박동을 안정시키면서 출산할 때까지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임신부에서 빠른 부정맥이 지속되면 산모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혈압이 장시간 떨어진 상태로 유지되면 태아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임 교수는 여러 종류의 약물을 사용해도 증상이 전혀 조절되지 않은 임신부, 다른 병원에서 전원해 온 임신부 등 10명에 대해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을 성공했다.
그가 달성한 10례는 지난 2021년 2월 대구에서 긴급 이송된 25주 임신부에게 국내 최초 방사선 제로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 산모·태아 모두를 구한 이후 5년 만에 달성한 값진 성과다.
당시 환자는 매우 빠른 심실빈맥으로 생명이 위급했다. 임 교수는 “환자 심박수가 분당 250회를 넘는 극심한 심실빈맥으로 여러 차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실제 임 교수가 시행한 10례 모두 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빠른 심실빈맥 4례, 심방빈맥 3례,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3례 등으로, 환자 모두 약물에 전혀 반응이 없던 임신 20주에서 28주 사이의 임산부였다. 환자들은 반복적으로 의식을 잃거나 심한 저혈압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고, 모두 시술적 치료가 필요해 타 대학병원에서 의뢰된 환자들이었다.
통상 부정맥 시술은 X-ray 투시 영상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카테터 위치와 움직임을 확인하며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임 교수는 작은 크기의 심장 내 초음파(ICE) 영상만으로 고난도의 부정맥 시술을 시행, 방사선 사용을 회피할 수 있었다.
임 교수는 “3차원 고해상도 맵핑 시스템을 접목하면 가상의 심장 내부 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카테터를 더욱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어 시술의 정확성과 안정성도 크게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교수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임산부의 빠른 빈맥성 부정맥에서도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대학교광명병원 부정맥센터는 올 2월 국내 최초로 국제 ‘방사선 제로 부정맥 시술 교육센터’로 지정됐다. 현재까지 국내·외 100명 이상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 및 연수를 실시하는 등 최신 심장질환 술기를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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