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해설 콩코드 협약②] F1 권력 구조는 어떻게 형성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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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해설 콩코드 협약②] F1 권력 구조는 어떻게 형성될까?

오토레이싱 2025-12-16 09:48: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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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은 단순한 레이싱 챔피언십이 아니다.

2025 F1 제22전 라스베이거스 GP . 사진=FIA
2025 F1 제22전 라스베이거스 GP . 사진=FIA

수십 개국을 무대로 수조 원 규모의 산업이 움직이는 글로벌 스포츠 비즈니스이고, 그 중심에는 보이지 않는 권력 구조가 존재한다. 이 구조를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문서가 바로 ‘콩코드 협약’이다.

콩코드 협약은 F1에서 누가 무엇을 결정하고, 어떤 권한을 가지며, 그 결정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규정한다. 표면적으로는 국제자동차연맹(FIA), F1 그룹, 팀들이 동등한 파트너처럼 보이지만 협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권력은 명확한 축을 따라 분산돼 있다.

가장 상위에 위치한 주체는 FIA다. FIA는 F1의 스포츠적 정당성을 보장하는 유일한 기관으로 기술 규정과 스포팅 규정, 레이스 운영과 심판 시스템에 대한 최종 권한을 가진다. 콩코드 거버넌스 협약은 이 권한을 명문화함으로써 FIA가 상업적 이해관계로부터 독립된 규제 기관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레이스 디렉터, 스튜어드, 기술 검증 인력에 대한 투자 역시 FIA의 권한 영역에 속하며 이는 ‘누가 승패를 판정하는가’라는 F1의 가장 민감한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그다음 축을 담당하는 것은 F1 그룹이다. 이 그룹은 F1의 상업적 권리를 보유한 주체로 중계권 계약, 스폰서십, 그랑프리 개최 계약,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한다. 콩코드 협약에서 그룹의 역할은 명확하다. 스포츠를 ‘운영’하지는 않지만 스포츠가 성장할 수 있는 무대를 설계한다. 레이스 캘린더 확장, 신규 시장 진출, 디지털 콘텐츠 전략은 모두 이 축에서 결정된다. 중요한 점은 상업적 성공이 규제에 직접 개입할 수 없도록 경계선이 그어져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축은 F1 팀들이다. 팀들은 단순한 참가자가 아니라 챔피언십을 구성하는 핵심 이해관계자다. 콩코드 협약은 팀들의 참여 조건, 재정 구조, 수익 분배의 기준을 규정하며 동시에 일정 수준의 발언권을 보장한다. 하지만 이 발언권은 무제한이 아니다. 규정 변경에 대한 의견 제시는 가능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FIA에 있다. 이는 팀 간 정치적 힘겨루기가 스포츠의 방향을 좌우하던 과거와 결별했음을 의미한다.

이 세 축의 관계를 하나의 지도처럼 펼쳐보면, F1의 권력 구조는 ‘수직적 지배’가 아닌 ‘기능별 분권’에 가깝다. FIA는 공정성과 규제의 축, F1 그룹은 성장과 상업의 축, 팀들은 경쟁과 기술의 축을 담당한다. 콩코드 협약은 이 세 축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경계를 설정하는 동시에 공동의 목표인 챔피언십 성장을 향해 정렬되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 제9차 콩코드 협약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장기 안정성이다. 2030년까지 이어지는 계약 구조는 단순한 시간 연장이 아니라, 권력 관계의 ‘고정’을 의미한다. 팀들은 중장기 기술 개발과 인력 투자가 가능해졌고, 신규 제조사와 팀 역시 명확한 규칙 아래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했다. 캐딜락 F1 팀의 합류는 이러한 구조적 안정성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협약을 통해 비공식 정치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과거 F1은 규정보다 로비와 협상이 더 강하게 작용하던 스포츠였다. 그러나 현재의 콩코드 체제는 의사결정 과정을 문서와 절차로 고정하며 권력의 작동 방식을 제도화했다. 이는 팬들에게는 공정성을, 팀들에게는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결국 콩코드 협약으로 그려진 F1의 권력 지도는 명확하다. FIA는 규칙의 수호자, F1 그룹은 성장의 설계자, 팀들은 경쟁의 주체다. 어느 하나가 중심이 되는 구조가 아니라 각자의 영역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삼각 구도다. 이 균형이 무너질 경우 F1은 혼란에 빠지지만 유지되는 한 챔피언십은 안정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

F1의 트랙 위 경쟁은 눈에 보이지만 그 경쟁을 가능하게 만드는 권력의 흐름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다. 콩코드 협약은 바로 그 보이지 않는 구조를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지도이며 F1이 왜 지금의 규모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핵심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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