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들] 새만금 '정치 성역' 향해 이재명이 던진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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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들] 새만금 '정치 성역' 향해 이재명이 던진 돌

연합뉴스 2025-12-16 07:1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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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노태우 '식량안보' 공약, 전북 두 자릿수 지지

쌀 과잉에 사업목표 흔들, 표심 의식 개발공약 '진화'

이대통령 '불편한 진실' 첫 거론, "희망고문 그만"

"갯벌 보존 등 미래세대 위한 현실성 있는 대안을"

노태우가 쏘아올린 새만금 간척지 개발사업 노태우가 쏘아올린 새만금 간척지 개발사업

1991년 11월28일 새만금 간척종합개발 기공식에 참석한 노태우 대통령[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선임기자 = 새만금 사업은 언제부터인가 '성공을 위한 사업'에서 '포기하지 못하는 사업'이 됐다. 1971년 박정희 정부가 추진한 옥서지구농업개발사업이 그 뿌리로, 1987년 대선 막판 민정당 대선 후보 노태우가 전북 지역 공약으로 새만금 간척을 내건 뒤 국책사업으로 확정됐다. 노태우는 전남에서 한 자릿수 득표율(8%)에 그쳤지만 전북에선 두 배 가까운 14%를 얻었다.

새만금 사업은 1991년 식량안보를 명분으로 첫 삽을 떴지만, 쌀이 남아돌기 시작하면서 정체성도 흔들렸다. 농지에서 산업단지로 중심축이 바뀌고, 또 산업은 수출 기지와 관광 인프라, 신재생에너지를 거쳐 국제공항과 인공지능(AI)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기업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과의 거리, 인재 유치의 한계 탓에 시장 논리와 괴리가 크다. 이대로라면 전남 무안, 강원 양양 공항 등 실패한 국책사업들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어떤 사업이든 수익성이 떨어지면 정리 또는 조정을 하는 게 상식이지만, 새만금사업만큼은 불가침의 성역으로 취급돼 왔다. 이유는 단순하다. 호남, 특히 전북 표심에 대한 정치권의 계산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부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외치는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토부 업무보고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국토부 업무보고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세종=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2 xyz@yna.co.kr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에서 내놓은 발언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이 대통령은 "민자로 매립해 들어올 기업이 어디 있겠느냐", "다 잘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일종의 희망고문"이라고 했다. 새만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여론의 비난으로 돌아올 것을 우려해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정치권도 겨냥했다.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대중의 환호가 아니라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표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국가 재정의 효율성과 미래 세대의 부담을 고려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걷어내는 게 옳다. 재임 중 자기편으로부터도 비난받고 정권까지 내줬지만, 사후 평가가 달라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공 사례가 이를 상기시킨다.

새만금 사업이 '언젠가는 크게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덩치를 키우는 것은 국가 경제의 불확실성이기 전에 미래 세대에 전가될 무거운 짐이다. 동결이든 축소든, 혹은 과감한 전환이든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한다.

민자 유치와 장기 매립에 집착하기보다 기존 매립지를 현실에 맞게 활용하고, 해수 유통을 포함해 남아 있는 갯벌과 생태계를 보존·복원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38년 전 노태우의 대선 공약 이후 이어져 온 지역 표심의 미련을 내려놓을수록 역설적으로 전북의 미래는 더 또렷해질 것이다.

"새만금에 신공항이라니" "새만금에 신공항이라니"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갯벌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며 국정기획위에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 백지화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2025.7.15 hkmpo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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