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해사감독국 등 만나…국제기구와 인도적 협력 재개 신호는 '아직'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회원국으로 가입한 유엔 산하 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 관계자들이 지난달 중순 감사 목적으로 방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국제기구 직원들의 방북이 크게 제한된 상황에서 이뤄진 방문이라 눈길을 끌지만, 북한이 국제기구들과 접촉면을 확대한다는 신호로 보기에는 조심스럽다는 해석이다.
16일 유엔 홈페이지에 따르면 IMO 직원들은 회원국 감사제도(IMSAS)의 일환으로 '기술적 감사'(technical audit)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달 17일 주에 방북했다.
유엔 측은 "IMO 관계자들은 북한 국가해사감독국 카운터파트를 만나고 감사 활동의 일환으로 여러 장소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방문은 지난해 7월 취둥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 방북 이후 유엔 국제인력의 북한 입국이 성사된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IMO는 해사 안전, 해양환경 보호 등과 관련된 국제규범 제·개정과 이행을 촉진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로, 북한도 1986년 가입해 회원국으로 있다.
회원국 감사는 IMO에서 채택된 국제협약의 국내법 반영 여부, 이행현황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제도다. 2016년 의무화돼 회원국들은 7년 주기로 감사를 받아야 한다.
회원국 감사 제도의 이런 성격을 고려할 때 이번 방북은 북한이 IMO 일원으로서 기술적 의무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북한 입장에선 원활한 해운 활동을 위해 IMO와의 협력이 필요했다고 볼 수도 있다.
북한이 국제기구들과 인도주의 협력을 재개한다는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과거 북한에서 활동하던 국제기구 인력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평양을 떠난 뒤 여전히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임명된 조 콜럼바노 신임 주북한 유엔 상주조정관도 평양에 부임하지 못하고 태국 방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10월에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과 세계보건기구(WHO) 대표단의 방북 추진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지만, 방북 성사 등 후속 동향은 나타나지 않았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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