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5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이진우 당시 수방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사령관 증언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1월 9일 국방장관 공관 2층 식당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저녁식사를 했으며 중간에 윤 전 대통령이 합류했다.
이 전 사령관은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신 윤 전 대통령이 ‘많은 사람에게 배신당한다’며 한 전 대표 이름을 호명했다”고 했다.
다른 정치인도 호명했느냐는 질문에 이 전 사령관은 “다른 정치인 호명은 안 했다”고 했다.
이어 “그날 모임이 끝나고 스마트폰에 제가 구중궁궐이라는 말을 적었다”며 “사람이 고립돼 있으면, 소통이 안 되면 오해도 하고 의심하는구나, 제일 마음이 아픈 것은 대통령이면 제일 어른이신데 처음 겪었지만 참 인간은 같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이후 뒤풀이 모임에서 한 전 대표를 가리키며 “잡아 와라. 내가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증언했는데, 이와 유사한 말을 한 것이다.
다만 이 전 사령관은 곽 전 사령관 발언에 대해서는 “당시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기억에 없다”고 했다.
|
이날 이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거나 위협 세력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군사법원에서의 기존 진술이 “기억이 왜곡됐다”며 뒤엎었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 5월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증인으로 나와선 “대통령이 발로 차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끄집어내라고 해서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 가서 4명이 1명씩 들고나오면 되지 않느냐’고 한 말도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가 부관이 알려줘서 기억났다”라고도 증언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날 법정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우리 병력을 건드리면 체포하라고, 끄집어내라고 한 말을 윤 전 대통령이 한 말처럼 진술했다”면서 사실은 자신이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내란 특별검사팀이 조사 당시 진술을 강요한 바가 없다고 말하자 이 전 사령관은 “저도 강요가 없었다는 것 인정하는데, 스스로 그렇게 믿었다”면서 “12·3 비상계엄 이후 매일 TV를 보고 조사를 받다 보니 그렇게 상상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