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태어나는 미래 동력, 아랍에미리트의 ‘AI 국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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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태어나는 미래 동력, 아랍에미리트의 ‘AI 국가’ 도전

뉴스비전미디어 2025-12-15 22:16: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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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아랍에미리트(UAE)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인공지능(AI)을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 대담한 실험에 착수했다. AFP에 따르면, 지난 12월 10일 아부다비 사막 깊숙한 곳에서 파리 면적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초대형 AI 단지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곳에는 완공 시 전력 소비량만 5기가와트(GW)에 달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으로,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이 될 전망이다.

끝없이 움직이는 크레인과 점차 윤곽을 드러내는 저층 건물들 아래에서 조성 중인 이 단지는, 석유 이후 시대를 대비하려는 UAE의 전략적 선택을 상징한다. 단지 건설은 UAE의 대표적인 AI 기업인 G42 그룹이 주도하고 있으며, 자회사 하즈나 데이터센터의 최고전략책임자 존 닐루드는 완공 시 반경 3,200km 이상 지역, 최대 40억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60년대 석유 개발 이후 UAE는 사막 변두리의 유목 사회에서 중동의 경제·외교 강국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전환 속에서 석유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지자, UAE는 AI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아 그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닐루드는 “UAE는 매우 작은 국가이지만, 가장 앞서 나가고자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단지의 1단계 사업은 전력 소모량 1GW 규모의 ‘UAE 스타게이트’ 클러스터로, 오픈AI가 운영을 맡고 오라클, 시스코, 엔비디아 등 미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이 지원에 나선다. 여기에 더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2029년까지 UAE에 15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미 지난해 G42에 15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UAE의 AI 전략은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국가 전반에 걸쳐 추진되고 있다. 2017년 세계 최초로 AI 장관을 임명했고,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국가 AI 전략을 발표했다. 2024년 이후 AI 분야에만 1,47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이 가운데 프랑스에 최대 500억 유로를 투입해 1GW급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투자가 석유 산업에 버금가는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한다. 장프랑수아 가녜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는 “AI 산업은 석유처럼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재 양성과 기술 자립 역시 핵심 과제다. 2019년 아부다비에 설립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인공지능 대학(MBZUAI)은 세계 최초의 AI 특화 대학으로, UAE의 장기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터는 AI가 유치원부터 모든 공립학교의 핵심 교육 과정으로 편성됐다. MBZUAI와 아부다비 기술혁신연구소(TII)는 ‘팰컨(Falcon)’을 포함한 생성형 AI 모델을 잇달아 공개했으며, 아랍어 버전까지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수입 하드웨어와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연구개발과 현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TII의 집행이사 나제와 알라제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생성형 AI와 로봇 시스템의 한계를 넓히는 연구 실험실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MBZUAI 총장 싱보 역시 “주권과 자급자족, 그리고 현지 수요에 맞춘 기술 개발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외부 기술 이전에만 의존해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사막 위에 세워지는 거대한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시설을 넘어, 석유 이후 UAE의 미래를 가늠하는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AI를 통해 새로운 글로벌 기술 허브로 도약하려는 UAE의 실험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국제 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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