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 합참의장도 "러, 나토 파괴 바라"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 비밀정보국(MI6)의 신임 국장 블레이즈 메트러웰리가 러시아발 위협을 경고하며 대비를 촉구했다.
15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0월 취임 후 첫 공개 연설하는 메트러웰리 국장은 미리 공개한 연설문 발췌본에서 "혼돈을 수출하는 것이 러시아의 국제적 접근법의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메트러웰리 국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격적이고 팽창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졌다면서 "푸틴이 이런 계산법을 바꿀 수밖에 없을 때까지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보타주(방해공작), 사이버 공격, 정보조작, 러시아 대리세력이 주요 기반시설에 날린 것으로 의심되는 드론 등 하이브리드전의 위험을 지적하면서 "전선은 모든 곳에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MI6 국장이 된 메트러웰리는 26년간 MI6와 국내 담당 보안국(MI5)에서 활동했으며 국장 취임 전에는 MI6 내 기술 분야 총괄 책임을 맡았다.
메트러웰리 국장은 연설문에서 "기술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스며들어야 한다"며 "인간 정보원뿐 아니라 코드에도 익숙해야 하고 다개국어만큼 파이선(프로그래밍 언어)에도 능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의 결정적 도전은 단순히 누가 가장 강력한 기술을 사용하는지가 아니라 누가 가장 큰 지혜로 그 기술을 인도하는지"라며 "우리의 안보, 번영, 인류애가 여기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취임한 리처드 나이튼 영국군 합참의장도 이날 러시아의 위협을 경고하면서 국방을 더 높은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하는 연설을 준비 중이라고 스카이뉴스 등이 전했다.
나이튼 합참의장은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설문 발췌본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은 푸틴 대통령이 이웃을 표적으로 삼을 의지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며 이는 영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체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수뇌부는 나토에 대해 도전하고 제약을 두고 분열시키며 궁극적으로 파괴하려는 바람을 분명히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시대의 국방은 군과 정부의 강화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온 나라가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산업, 대학, 철도, 공공의료 등 모든 체계에 걸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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