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정작 당뇨, 고혈압, 심장병, 치매 같은 만성질환 앞에선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 한형선·황해연 약사는 유튜브 채널 '지식의맛'에 출연해 현대 의학은 결과 중심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데 집중하지만 만성질환의 근본 원인인 잘못된 생활습관은 보지 않는다며 음식을 통한 치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미나리 수확 모습. / 뉴스1
건강한 장수를 위해선 ‘의학 3.0 시대’가 필요하다는 게 두 약사의 설명이다. 음식과 스트레스 해소, 자연과의 교감이 의학 속으로 들어와야 하며, 공해와 독소의 상당 부분이 음식에서 오는 만큼 원인이 음식에 있는데 이를 그대로 두고 약으로만 치유하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 주장은 개인적인 견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의학적 조언으로 해석하기보다 참고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두 약사가 제안한 첫 번째 식재료는 미나리다. 미나리는 혈관 명약으로 불린다. 더러운 늪지에서도 푸른 줄기를 뻗는 미나리의 생육환경을 보면 혈관을 정화하고 해독하는 능력을 짐작할 수 있다. 찌개에 미나리를 넣으면 맛이 시원해지듯 실제로 혈관을 뚫어주는 천연 아스피린 같은 식재료라고 했다.
물속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물을 극복할 수 없으면 죽는다. 물을 다룰 줄 안다는 건 우리 몸의 불필요한 수분을 내보내고 정화할 줄 안다는 의미다. 모든 병의 시작이 혈관 염증에서 비롯된다고 할 때 미나리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식물의 왕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심장 건강을 위해선 파래와 바나나가 추천됐다. 현대인의 심장은 스트레스로 인해 과도하게 활동한다. 심장을 아끼고 이완시키는 게 가장 좋은 심장 약이다. 파래는 인삼보다 3200배 많은 마그네슘을 함유해 두근거림, 부정맥, 불면증에 효과적이다. 파래 분말을 매일 섭취하면 심장을 편안하게 하고 평생 써야 할 심장을 아낄 수 있다.
파래 수확 모습. / 뉴스1
심장을 위한 레시피로는 표고버섯 미역국이 제안됐다. 해조류는 혈액을 맑게 하고 몸 안의 염증을 치료하는 능력이 있다. 표고버섯은 습한 지역에서 자라며 각종 세균을 극복하는 항염증, 항미생물 작용을 한다. 미역국에 표고버섯을 넣고 들깨가루를 뿌려 먹으면 오메가3까지 보충할 수 있는 심혈관 건강식이 된다.
우울증 해결을 위해선 바나나 콩 두유가 소개됐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도 염증이다. 특히 뇌에서 일어나는 염증이 문제다. 뇌는 산소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장기인데, 저산소증이 오면 뇌에 염증이 생긴다. 해조류(다시마나 파래) 육수에 콩과 바나나를 끓여 만든 두유에 생감자즙을 섞어 마시면 좋다. 콩의 인지질, 바나나의 트립토판(세로토닌 전구물질), 생감자의 식물성 스테로이드가 뇌 염증을 치료한다는 설명이다.
바나나 / 뉴스1
케일도 추천 식재료에 올랐다. 여름에 넓은 잎으로 뜨거운 태양을 견디는 케일은 화를 내려주는 능력이 탁월하다. 트립토판도 풍부해 우울증에 효과적이다. 케일을 쪄서 쌈으로 먹거나 물김치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당뇨 환자를 위해선 죽염이 제안됐다. 일반 소금은 미세플라스틱 등으로 오염됐지만, 죽염은 대나무통에 천일염을 넣어 아홉 번 굽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제거되고 미네랄이 풍부해진 약용 소금이다. 짠 기운이 단 기운을 물리친다는 원리로 당뇨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다만 죽염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은 미역, 바지락 같은 해조류나 바다 음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
설탕과 소금은 서로 견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 당에 문제가 생겼다면 소금이 들어와 균형을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 현재처럼 탄수화물과 당분 섭취가 많은 상황에서 소금을 무조건 제한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약사는 음식의 특성을 이해할 때 영양 성분보다 그 식물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보는 게 더 지혜롭다라면서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고 적절한 음식을 섭취하면 약 없이도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맞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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